[긴급진단]`오토프로그램` 효과적인 대책은

오토프로그램에 의한 피해가 늘어나면서 최근 게임업계에 다양한 대응 기술이 등장,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게임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주고 받는 네트워크 패킷을 분석하고 조작하는 패킷핵을 막기 위해 기본적으로 클라이언트 실행파일 등 패킷 자체를 암호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한마디로 오토프로그램 개발자가 게임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과 조작을 힘들도록 하는 것. 특히 암호화된 패킷이라 하더라도 같은 패킷을 재전송하는 공격을 막기 위해 클라이언트에서 시퀀스 넘버를 부여하고, 서버에서 확인하는 방법까지 활용되는 추세다.

이처럼 패킷 암호화 키나 알고리듬을 자주 바꿔주면 그만큼 해커는 분석하기 힘들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패킷을 만드는 코드가 클라이언트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패킷을 보안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게임 서버에서 클라이언트의 패킷을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며 “하지만, 이같이 오토를 막는 기술이 자칫 오토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에게 큰 불편을 줄 수 있어 신중하게 대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토프로그램이 갈수록 상업화 및 조직화되면서 오토프로그램 판매자를 대상으로 소송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방법도 동원되는 추세다. 특히 지난 5월 ‘리니지’ 오토프로그램 판매자가 사상 처음으로 ‘영업방해죄’로 처벌을 받으면서 일부 업체가 유사한 소송을 진행했거나 현재 진행중에 있다.

이와함께 오토프로그램 사용자들에 대해서도 약관에 의해 계정정지, 계정 압류 등의 강경 조치로 빠르게 선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 방식의 오토장치를 대량으로 제조 및 유통하는 기업과 이를 대량 구매해 기업형 작업장을 운영하는 곳에 대해선 일벌백계로 다스리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반 유저들로부터 신고를 받아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최근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특허까지 출원한 YNK코리아의 ‘로한’ 오토방지책은 일반 유저가 직접 오토 이용자를 판단해 게임상에서 바로 자동 신고 조치와 함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플레이 도중 오토 및 편법 플레이가 의심되는 유저를 스크린샷을 찍어 신고하는 ‘파파라치’ 제도도 일반화되는 추세다. 그런가하면 ‘WOW’ 등 몇몇 게임의 경우 선공형 엘리트몹이나 피로도시스템 도입, 퀘스트 중심 플레이 등 게임시스템적으로 오토 프로그램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러나, 오토 프로그램 자체가 인공 지능형 로봇에 가까워질 정도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다, 아이템 현금 거래에 의한 일정 수익성이 보장되는 탓에 관련 기술이 계속 발전해 이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형 오토 사용자는 현거래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면서 “현거래와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도 오토 문제의 유력한 대안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조직적인 기업형 사용자 및 유통업체는 처벌을 더욱 강화하고, 일반 사용자들은 꾸준한 계몽과 선도를 통해 분위기를 개선해 나가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임협회 임원재사무국장은 “문화부와 협회가 게이머들의 의식 전환을 위한 ‘클린게임캠페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건전 게임문화 캠페인 등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며 “오토 프로그램이 가져 올 수 있는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피해와 게임업계의 이미지 하락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연구, 대응 활동을 통해 오토 프로그램의 사용을 점차 줄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오토프로그램이 만연되면 게임 밸런스가 급격히 붕괴되고, 유저가 이탈해 결국 게임을 망치는 지름길이란 공감대가 형성돼야 궁극적으로 오토문제를 보다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오토프로그램으로 인한 게임내 밸런스 붕괴와 해킹 등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게임업계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로선 다양한 오토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엔 역부족이며, 하드웨어 방식의 ‘오토장치’는 거의 차단이 불가능한 지경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업계는 게임 시스템 변

경 등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해 말그대로 ‘오토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강경책 일변도로 나서고 있다. 엔씨는 오토 프로그램의 발본색원을 위해 프로그램 배포자를 형사 고발, 처벌을 받게 하는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토프로그램 배포 사이트를 폐쇄하고, 사용자들도 계정 압류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행할 계획이다. 엔씨는 또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기술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보안 부문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를 스카우트하고, 종합 대응 시스템을 구축 완료했다.

넥슨은 유저 관리 전문 자회사인 넥슨SD를 통해 24시간 내내 오토프로그램 사용을 모니터링, 악성 프로그램은 신고를 받는 즉시 검증, 막아버리고 있다. 넥슨은 최근 넥슨SD 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등 보안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게임내 시스템을 통해 오토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키는 기술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실제 ‘탄트라’의 경우 오토 이용자가 NPC를 공격하면 공격속도와 공격력이 일정기간 감소하거나 죽는 특별 NPC를 투입, 눈길을 끈다.

‘로한’ 서비스사인 YNK코리아는 유저가 직접 특수 아이템을 구입해 오토 유저로 의심되는 캐릭터에게 퀴즈를 내서 오토 사용 유무를 판단, 보상을 주는 독특한 방지시스템을 개발, 주목을 받고 있다. YNK는 이 시스템에 대해 특허까지 출원했다. ‘RF온라인’ 개발사인 CCR 역시 범위 공격의 경우 타깃팅이 없을 경우 시전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과 자동 사냥의 경우 외부 매크로로 인식, 자동 로그아웃시키는 방식을 쓰고 있다.



이 밖에도 MMORPG 서비스사를 중심으로 오토 사용자를 효과적으로 막기위한 아이디어가 총동원되는 등 게임 개발 및 서비스업체와 오토 개발자간의 쫓고 쫓기는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