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1달에 불과한 왕초보 런너가 기라성같은 고수들을 제치고 본지가 후원하는 ‘아프리카배 테일즈런너리그’ 4회차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3류리엠찌질’이란 닉네임을 사용하는 류세진군(17세)이 그 주인공. ‘테일즈런너(테런)’계에선 초보레벨에 속하는 ‘초록양말’ 레벨의 류군은 지난 25일 끝난 온라인 예선(티켓쟁탈전) 4회차 리그에서 예상을 뒤엎고 1위에 올랐다.
류군의 우승은 정정당당한 승부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원래 이번 4회차 예선에선 ‘TooGood’이란 닉네임을 사용하는 선수가 1위를 고수했으나, ‘불법 행위’의 증거가 발견돼 1위를 박탈, 2위를 차지한 류군이 우승을 차지한 것. 류군은 특히 6월부터 ‘테런’을 시작한 초보지만, 레벨이 무색할 정도의 눈에 띄는 실력을 선보이며 두각을 나타내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했다.
3위를 차지하며 티켓 쟁탈전을 통해 리그 본선에 진출한 황성은(닉네임 : sungick1233)과 5위를 차지한 강지혜(닉네임 : 블루빛미소) 등 고수들의 본선 진출도 이번에도 두드러졌다. 특히 강지혜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과 함께 ‘테런’을 즐기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는 단시간에 레드윙 부츠 레벨 까지 오르는 집중력을 보이며 테런계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았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레어 아이템인 ‘우승날개’를 차지하려는 런너들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이번 예선에선 티켓 밀어주기 등 불법 행위가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운영진들이 제때에 적절하게 대처, 많은 런너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나우콤측은 공공연히 이루어지던 밀어주기에 대한 강력한 제재로 인해 앞으로 더욱 많은 런너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레어 아이템과 8월 대구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려는 런너들 간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TR(게임머니)과 경험치를 2배로 얻을 수 있는 호기를 잡으려는 런너들의 욕심이 더해지면서 ‘아프리카배 테런리그’의 열기는 한여름 무더위를 압도하고 있다. 레벨과 실력을 막론하고 정정당당한 승부로 진정한 승리를 맛볼 수 있는 테런리그는 7월 말까지 계속된다.닉네임 : 블루빛 미소
이름: 강지혜(26세)
계급: 빨간 윙부츠
주사용 캐릭터 : 리나
-이번 티켓쟁탈전에서 멋진 활약 보여주셨는데, 어떻게 처음 ‘테런’을 접하게 됐나.
▲애인이 ‘테런’을 하는 것을 보고 재밌겠다싶어 같이 해 이제 두 달 정도 되었다. 게임이 취미라 어떤 게임이든 빠지면 열심히 한다. 지금도 거의 하루종일 애인과 ‘테런’을 즐긴다.
-그동안 ‘테런’을 즐기며 느꼈던 점은.
▲두달 만에 빨간 윙부츠레벨이 될 만큼 레벨업을 빨리했다. 사실 이렇게 빠르게 늘어가는 내 실력에 스스로도 놀라울 따름이다. 약혼자와 함께해 더욱 즐겁다. 커플이어서 기억해주는 사람도 많다.
-커플로 8월 본선에 참가하는 것을 기대해도 좋은가.
▲사실 8월에 결혼날짜가 잡혀있다. 결혼식과 겹치지만 않는다면 꼭 참여하고싶다. 최고수들이 모이는 자리니 만큼 긴장되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
-‘테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여러사람이 즐기고 싶은데 실력차가 나서 모든 사람과 같이 즐기지 못해 속상하다. 특히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새벽에 유저들이 많지않아 아쉽다.‘테런’은 독특한 게임시스템 못지않게 동화를 소재로한 배경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업데이트 이후 유저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4 대 4전용이라는 파격적인 시스템을 선보이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맵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분위기와 등장 인물들을 그대로 재현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실제로 동화 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무엇보다 한팀을 이루는 4명의 런너의 협동심이 게임의 승패를 가른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다. 함께 즐기기에 딱맞는 게임 시스템으로 고수와 초보 유저가 고르게 섞여서 한마음이 되어야 이길 수 있으며 경쟁보다는 양보와 협동을 배울 수 있어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4 대 4 팀 플레이 전용인 이 맵의 협동 시스템은 게임 유저 수와 같이 4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각 단계마다 1명, 2명, 3명, 4명씩 문 앞의 버튼을 눌러 다음 단계로 향하는 문을 열어야 한다. 첫번째 단계인 고양이 허들은 대시 보드를 이용한 점프 타이밍이 중요하다.
허들은 ‘테런’의 다른 스테이지에서도 있는 것이지만 두번째 단계에 등장하는 ‘험프티덤프티’의 공격은 한결 타이밍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처음부터 잘못된 타이밍에 점프를 하면 계속해서 걸려 넘어진다. 두 명의 런너가 힘을 합해 문을 열게되면 커다란 공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이는 점프로도 피할 수 없어 옆의 작은 공간에서 공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나우콤측은 6월 초 업데이트를 통해 난이도를 더 높였다. 달라진 건 마지막에 4명의 런너가 함께 전기 장애물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 다함께 전기를 피해야 가속이 붙고, 그렇지 않으면 전기에 걸리며 속도가 계속 떨어지게 된다. 그야말로 협동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