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시장점유율을 둘러싸고 벌어진 AMD와 인텔 간 가격전쟁에서 AMD가 패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각) 인텔의 급격한 가격하락 전략 때문에 AMD 2분기 매출이 1분기에 비해 9% 감소한 12억2000만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PC와 반도체 업체가 통상 2분기에 크리스마스·개학 등 매출요인의 부재로 겪는 1분기 대비 2∼4% 매출 하락보다 2∼4배 큰 것이다.
전문가들은 AMD의 매출 하락 원인에 대해 전통적인 2분기 수요 부진에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려는 인텔의 공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가격압박·신제품 등 인텔의 공격=AMD는 수년간 전 세계 칩 판매 수입기준 90%, 판매 유닛 기준 80%를 차지하고 있는 인텔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높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텔은 2분기에 가격 하락과 함께 재고물량 대량 방출로 AMD를 강하게 압박했다.
인텔은 최근 기존 제품의 재고소진 차원에서 전 세계적인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한국에서도 25일을 전후해 인기 제품인 듀얼코어 CPU ‘펜티엄D’ 가격을 40%, ‘펜티엄 4’ 가격을 60%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시장에 지속적으로 제품 가격을 내릴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본지 7월 10일자 23면 참조
이에 대해 조 오샤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시장경쟁 심화는 물론이고 “가뜩이나 부족한 2분기 수요를 3분기로 연기시키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인텔은 다음달까지 몬테시토·콘로·메롬 등 3개의 코어 아키텍처 칩을 발표하면 신제품 공세에도 나선다.
<>주력 제품군도 AMD엔 악재=AMD의 주력이 서버와 데스크톱 PC인것도 AMD에겐 악재다.
AMD는 서버 시스템에 사용되는 옵테론 칩 판매에 힘입어 2분기 실적 기록을 달성했으나 노트북PC·데스크톱PC 칩 판매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노트북 PC 부문에서 인텔이 앞으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인텔이 ‘센트리노’ 마케팅 전략으로 앞서가고 있는 노트북 PC 시장이 데스크톱 PC 시장보다 성장세는 빠른 반면 가격하락은 느리다는 점이다. 인텔이 노트북PC 칩에서 얻는 수익을 기반으로 데스크톱 PC 칩 가격을 하락시켜 AMD를 계속 압박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슈테판 베이커 NPD테크월드 애널리스트는 “가격 유지가 AMD에게 가장 유리하나 가격을 떨어뜨려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도록 압박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MD의 좋은 날은 끝났다. 비록 3분기는 나아질지 모르지만 우리는 인텔이 데스크톱 부문에서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모바일 영역에서는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최1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