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공계 협력 `우수 인력` 양성해야

 어느 부처건 업무중복으로 정책에 혼선을 준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번에 교육 부총리와 과학기술 부총리가 이공계 우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업무 협력 합의서를 교환하기로 한 것은 뒤늦은 일이긴 하지만 바람직한 조치다. 우수 인력 양성에 걸림돌이 있다면 즉시 이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런 조치를 왜 좀더 일찍 하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부처 간 혼선이 있는 관련 업무를 교통 정리함으로써 연구비관리 인증제도와 이공계 대학 기초 소양교육 강화 정책의 혼선을 바로잡는 것은 잘하는 일이다. 이미 두 부처 견해를 조율해 관련 사항 협의는 마무리했으며 차기 교육부총리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를 거쳐 정식 취임하는 대로 이공계 인재 교육·양성과 관련한 포괄적인 업무협력 합의서를 교환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봄 직하다.

 두 부처가 업무 협력에 합의하면 그동안 정의를 서로 달리 해 혼선을 가져 왔던 과기부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과 교육부의 ‘학술연구과제관리지침’이 일원화돼 대학에서 수행하는 국책 연구개발사업의 올바른 연구비 집행풍토를 조성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목표는 같지만 두 부처가 각기 추진하는 중복과제도 조율한다니 의미가 상당하다.

 이런 조치를 취하면 2010년까지 여학생 공과교육 선도대학을 지원해 취업률 71%를 달성하며, 역시 2010년까지 미취업 이공계 석사학위자 970여명을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연구현장으로 투입(연수)해 현장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인재로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일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그동안의 사례를 볼 때 이렇게 부처 간 협의를 해 놓아도 일선에서는 여전히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거나 내용이 시달되지 않아 업무가 중복되거나 혼선을 빚는 일이 없지 않았다. 이런 일은 앞으로 없어야 할 것이다.

 잘 아는 것처럼 우리가 과학기술 입국으로 우뚝 서려면 우수 이공계 인력을 많이 양성해야 한다. 이 분야 인력이 부실하면 이는 곧 이공계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공계의 위기는 국가 경쟁력의 위기와 같다. 이런 점에서 두 부처 간 협력과 업무 일원화는 우수 이공계 인력 양성과 행정 효율화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특히 산업수요에 맞는 교육과정 개발, 실험실습 및 현장실습 강화를 통해서도 이공계 인력 양성의 업무 일원화는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국가 성장의 원동력은 바로 기술이며, 그 근본은 수준 높은 이공계 인력 양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4년제 이공계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을 채용한 후 업무에 투입하기 전에 현장실무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기업 실무와 대학교육 간 괴리가 있음을 보여 주는 일이다. 기업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현을 위해서도 우수 이공계 인력양성에 혼선이 없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와 함께 국가인재 양성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교육과정 운용을 수요자 위주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정책의 취지가 행정 효율화와 우수 이공계 인력 양성에 있는만큼 현 정부의 국정지표인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현을 위해서 계속 확고한 의지를 갖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을 계속한다면 과학기술 강국을 앞당겨 이룩할 수 있다. 이런 정책은 과기 분야 일자리를 만들 수 있어 청년 실업자 문제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더욱이 이공계 교육의 내실화는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이미 세계 각국 간 기술경쟁은 치열하다. 그 나라의 기술수준이 경쟁력의 잣대가 되는 세상이다. 따라서 부처 간 우수 이공계 인력 양성 정책 업무를 일원화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며 나아가 고부가 기술혁신 사업을 활성화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