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사상 손꼽히는 회계부정사건 엔론사태를 계기로 만들어진 사베인스 옥슬리법이 다음주에 외국기업에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회계연도가 끝나 처음으로 법 적용 대상이 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외국기업들이 이 엄격한 기업회계법 시행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자로 보도했다.
사베인스 옥슬리법은 미국이 지난 2002년 엔론을 비롯한 미국 대기업들의 회계부정 사건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경기침체와 증시폭락이 이어지자 그해 7월에 제정한 법이다. 이 법은 기업이사회가 스스로 회계시스템을 점검해 문제가 발견되면 이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하고 회사 비용을 들여 시정토록 규정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상장 외국기업은 자본금이 7500만달러(약 707억원) 이상인 곳으로 약 1200개에 이를 전망이며, 특히 12월 말 결산법인들은 불가피하게 시간에 쫓기게 됐다.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존 로우든 기술이사는 FT에 “많은 12월 결산법인은 모든 결점을 고칠 시간이 없을 것”이라며 “이상적인 수정을 하느냐, 미봉책을 쓰느냐, 아예 포기하느냐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 SEC는 재계의 부담과 고민을 감안해 회계상 문제를 보고하는 기업들에 벌금을 부과하지 않는 대신 회계상 문제를 어떻게 시정하고 있는지 공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경제인연합회(Unice) 관계자는 “유럽 기업들에 이 비용은 과다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비용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