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LG필립스LCD를 필두로 IT상장사들의 어닝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실적 결과에 따라 IT종목 간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이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반면 하이닉스·휴맥스 등은 사업군의 활황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주가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편이지만 3분기 실적 회복 기대감이 향후 증시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적 부진 기업도 바닥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면 오히려 좋은 주가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우울한 2분기=IT대표주인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2000억∼1조5000억원대로 1분기 1조6100억원에 이어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보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이 1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4.7%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21%나 감소한 1조3000억원 가량으로 예측했다. D램 사업부문만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될 뿐 휴대폰 등 나머지 전 부문이 부진하다는 설명이다. LG필립스LCD도 2분기에 2400억원의 적자가 예상돼 1분기 520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휴맥스 ‘함박웃음’=반면 IT종목 가운데 하이닉스와 휴맥스의 매출·이익 증가가 돋보인다. 동양종합증권은 하이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3900억원대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3%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33% 증가한 1조6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견조한 D램 업황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약진을 실적호전의 주요인으로 꼽았으며 3분기에도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맥스 역시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170% 가까이 증가한 21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행복한’ 2분기를 보냈다. 영업이익은 갑절이나 늘어난 180억원선에 달할 전망이다. 이밖에 LG텔레콤도 꾸준한 가입자수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27%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으며 NHN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60% 안팎으로 증가하는 등 코스닥 대장주 이름값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실적 호전주에도 주목=서서히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IT종목의 선전도 눈여겨볼만 하다. 한화증권은 삼성SDI가 올 2분기 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적자에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역시 지난해 2분기보다 2% 상승해 1조30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화증권은 삼성SDI의 실적개선 요인을 적자 사업부인 고주파(RF) 사업부와 발광다이오드(LED) 분야의 적자폭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3분기에는 주력 사업부의 생산능력 증설 효과 예상돼 2분기보다 3분기가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 동안 주가가 많이 하락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18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향후 국내 증시를 움직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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