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상파DMB 전국화는 언제나

 “도대체 지상파DMB 전국화는 언제쯤 되는 겁니까?”

 지상파DMB 장비업체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질문이다. 질문을 받으면 기자로서도 뭐라고 딱히 대답할 말이 없다. 막연하게 이제 3기 방송위원들의 윤곽이 드러났으니 조만간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고, 이에 따라 새 정책 집행도 이뤄지지 않겠냐는 추측을 얘기할 뿐이다.

 그러나 새로운 방송위원들의 업무 파악 기간 등을 고려하면 아직도 언제 지역 지상파DMB 정책이 결정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방송위원 선임을 놓고 논란이 일던 와중에 단말기 업체와 장비 업체들의 고민은 커져만 갔다. 단순히 고민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어려움을 못 견디고 도산하는 업체도 생겼다. 문제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도산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유는 단순하다. 지상파DMB 시장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 한정돼 있는데, 경쟁자들은 수백 개에 이른다. 이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든 것은 시장 선점 목적도 있겠지만, 전국방송이 곧 실시될 것이라는 정부 정책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들의 믿음은 무너져가고 있다. 업계에선 연내 사업자 선정조차도 불가능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대세다.

 지상파DMB는 지난달 단말기 보급 100만대를 넘어서는 등 겉으로는 선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보급된 단말기 100만대 중 3분의 1가량인 32만여대는 지상파DMB폰이다. 나머지 67만6000대는 USB형, 차량용 셋톱박스, 전용 단말기, 내비게이터 결합형, 디지털카메라 결합형, PMP 결합형 등 중소업체들이 만든 단말기다. 업체별로는 1만대도 팔지 못한 곳이 부지기수다. 개발비 등을 감안하면 당연히 적자다.

 장비 업체들이 지상파DMB 전국화를 절실히 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기 방송위원회는 업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지금이라도 지상파DMB 전국방송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가능하도록 서둘러야 한다. 수많은 중소업체의 명운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IT산업부·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