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벤처가 뜬다]마이크로홀

방수 나노필터의 개발로 휴대 단말기 제조사와 가전 메이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마이크로홀 신보성 대표(가운데)와 연구진들.
방수 나노필터의 개발로 휴대 단말기 제조사와 가전 메이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마이크로홀 신보성 대표(가운데)와 연구진들.

 올 초 휴대 단말기 제조업계의 주목을 끈 새로운 기술이 하나 등장했다.

 마이크로홀(대표 신보성,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이 1년여에 걸쳐 개발해 선보인 ‘방수나노 필터’가 그 주인공이다. 소재에 초미세 구멍(Hole)을 뚫어 만든 이 필터는 방수 효과는 물론 기존 이중사출형 패키징 밀봉 방수 소재와 달리 고온에서 견딜 수 있고 소리에 대한 왜곡도 없어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관련 기술은 ‘방수기판 및 그 제조방법’이란 이름으로 국제특허 출원한 상태이고 지난 달에는 국내 특허 등록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신보성 마이크로홀 대표는 “미세가공 기술을 연구하던 중 초미세 구멍을 일정하게 뚫어 놓은 소재에서 방수 기능은 물론 구멍을 통해 열방출 효과까지 나타낸다는 사실을 알게 돼 휴대폰 방수 스피커 소재로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과거 15년동안 한국기계연구원에 근무하며 지난 2004년 부산대로 오기까지 나노공정그룹을 이끌어 온 미세가공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부산대학교 내 삼성산학협동관에 마이크로홀을 설립하고 방수 나노필터를 중심으로 3차원 미세홀 및 초정밀 금형부품 제조기술과 UV레이저 포토머시닝 시스템 가공기술, 나노·마이크로 쾌속 제작 공정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홀과 신 대표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신기술 개발을 넘어 관련 기술과 제품의 빠른 상용화 때문이다. 방수나노필터는 당초 휴대폰 방수스피커 용으로 개발했지만 그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이를 이용해 H사에서 방수 휴대폰을 개발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선보일 이 휴대폰은 국내 첫 방수폰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국내 굴지의 가전메이커 L사 경우 첨단 세탁기 필터로 사용을 검토하고 있어 내년에는 방수 나노필터를 적용한 가전의 등장이 예상된다.

 이밖에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등 소형 첨단기기는 물론 노트북, 냉장고를 비롯해 레저용 스피커와 심지어 군수용 무전기까지 적용 가능하다. 일반적 방수기능을 넘어 항상 몸에 부착해 사용하거나 소지해야만 하는 제품에 대해 땀이나 물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그 본래 기능은 100%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그동안 개인 비용을 투자해가며 어렵게 이어왔는데 이제 한 고비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나노 기술을 이용해 우리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한 것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며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확대되고 영업력이 뒷받침되면 주문량이 크게 늘어 사업 규모를 확대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