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하는 휴먼, 도전하는 테크놀로지’
이는 국내 유일의 하드디스크 헤드(HSA·Head Stock Assembly) 제조회사 에이치엔티(대표 정국교)의 설립 모토다.
HSA란 HDD에 저장된 정보를 읽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핵심 제품. 세계에서도 TDK 등 소수 회사만이 생산하고 있을 만큼 기술력이 필요한 제품이다. 이 회사는 생산 전량을 삼성전자에 납품 중이다.
지난 2000년 엔티씨(NTC)라는 이름으로 창업한 이 회사는 파산 직전까지 몰린 기업이었다. 뉴맥스의 청주 공장 때문이었다. HDD 제조를 하고 있던 뉴맥스는 IMF당시 부도를 맞으면서 청주에 있던 생산 공장(현 에이치엔티)을 폐쇄키로 결정했다. 정리 업무를 맡는 인물이 바로 뉴맥스 이사였던 정국교 현 사장이다.
정 사장이 청주 공장을 방문할 당시에 회사는 정상이 아니었다. 수십억 원의 부채에, 400여 명의 직원도 몇 달 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하나 희망이라면 뛰어난 제조 기술이었다.
정 사장은 기술 하나를 믿고 회사를 살리기로 결정했다. 2000년 청주 오송산업단지에 엔티씨를 설립하고 당시 고물이나 다름없었던 생산 설비를 이용해 HSA를 생산하고 밀린 월급과 원자재비를 차곡차곡 갚아 갔다. 정 사장의 이런 의지로 결국 2000년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점차 정상 궤도를 찾아 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당시 부도 직전 중소기업 이었던 이 회사를 기술력만을 믿고 원자재와 설비를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에이치엔티로 사명을 바꾼 2001년부터 이 회사는 승승장구했다.
매년 20%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이뤘으며 수익률도 30%가 넘는 고공 비행으로 2003년에는 1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생산량도 매년 늘어 중국에 현지 생산 설비를 갖췄다.
올해 14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이 회사는 얼마 전 창립 후 숙원 사업이었던 코스닥 상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삼보컴퓨터가 법정 관리에 들어서면서 팽배한 PC업종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이겨낸 것이다.
정국교 사장은 “어려운 시기 회사를 묵묵히 지켜준 직원 덕택에 이런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며 “기술 개발과 각종 특허 획득으로 국내를 뛰어넘어 HSA 분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