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개발사도 콘솔게임으로 명성을 날릴 수 있을까?
국내 게임개발사들이 콘솔게임 개발에 적극 뛰어들면서 성공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콘솔게임을 개발한 노하우를 쌓지 못한 탓에 일부에서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실제 콘솔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들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게임 개발로 쌓은 기술력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콘솔게임을 제작하는데 어려움은 없다는 주장이다. 비록 온라인게임과 콘솔게임의 그래픽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콘솔게임이 온라인화 되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국내 개발사들이 더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에 필요한 서버나 클라이언트 기술력이 외국 개발사들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이다.
콘솔게임 개발 전문업체인 스튜디오나인 최종신 사장은 “ ‘카운트스트라이크’같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되는 비용 정도가 투자된다면 충분히 국내 개발사들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국내 개발사들의 기술력이 높아진 만큼 충분히 외국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장담했다.
이같은 업계의 주장이 호언장담으로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실제 콘솔게임을 개발했던 업체들이 외국서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타그램은 최근 ‘나인티 나인 나인츠(N3)’를 시장에 내놓았다. 비록 국내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외국시장에서는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 X박스360이 ‘N3’때문에 팔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펜타비젼의 ‘DJ맥스’도 일본에서는 정상가격의 10배 이상의 웃돈을 주고 구입할 정도로 게이머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국내 개발사들이 개발한 콘솔게임들도 충분히 외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개발사들에게 높은 점수를 줘도 무방할 것”이라며 “향후 콘솔시장에서도 한국산 게임이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외국 메이저 업체들은 국내의 콘솔게임 개발 붐에 대해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개발사들이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개발력에 있어서도 몇개 업체만이 검증을 받은 상태기 때문에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국내에서 콘솔게임 개발 붐이 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다. 온라인적 경향이 강한 만큼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과는 차별화된 요소가 강해서다. 또한 새로운 콘텐츠들이 대거 등장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도 국내 개발사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외국 업체 한 관계자는 “한국에는 온라인게임이 있기 때문에 콘솔게임으로 컨버전할 경우 전혀 다른 콘솔게임을 선보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현재 개발되고 있는 게임들이 크로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지켜본다는 입장이 강하다. 비록 몇개 업체가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콘솔게임 개발 환경 등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아 시장에서 인정받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외국 업체들은 국내 콘솔게임 개발 환경이 정착되면 다른 외국 개발사들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업체들의 자체적인 투자와 콘솔게임 시장 활성화를 여건 마련이 우선돼야 할 것을 강조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콘솔게임 개발을 위해서는 여건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며 “아직 한국에는 이런 점이 부족하지만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면 향후 한국이 콘솔게임의 메카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세계 게임시장을 이끄는 장르는 콘솔게임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온라인게임은 단지 6%에 불과할 정도다. 그러나 콘솔게임은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 유럽 시장에서 콘솔게임의 인기는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시장에서 콘솔게임의 비중은 50%가 넘을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게임산업을 좌지우지한다.
이에 반해 온라인게임은 주로 아시아 시장에 국한돼 있다. 미주시장과 일본, 유럽 등지에 국내 온라인게임이 진출해 있지만 아직 규모는 작은 편이다. 온라인게임의 주 고객은 중국, 한국, 대만 등지의 동남아다. 이곳 시장에서 온라인 게임은 콘솔게임 시장을 넘어선지 오래다.
때문에 업계는 글로벌을 위해서는 콘솔게임 개발도 한 몫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게임의 글로벌을 위해 국내 업체들이 노력하고 있는데 콘솔게임을 통해 한국과 회사를 알리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을 이끌고 있는 콘솔게임에도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