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신성델타테크-"IT로 변신하니 좋은 일만 생겨요"

경남 창원시 웅남동 소재 신성델타테크 사옥과 공장 전경.
경남 창원시 웅남동 소재 신성델타테크 사옥과 공장 전경.

 내년이면 창립 20주년을 맞는 신성델타테크(대표 구자천 http://www.ssdelta.co.kr)는 스무살 청년의 이미지처럼 단단한 외형에 도전 의지로 가득찬 중견 기업이다.

 생산 라인과 사무실, 각종 제품 홍보 책자와 임직원 명함에까지 박아넣은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라는 슬로건처럼 회사내 곳곳에 활기가 가득하다.

 플라스틱 사출 단품 생산을 시작으로 현재 세탁기·에어컨 부분품 생산, 자동차 부분품, TFT LCD 부품, 모바일 모듈 생산 등 첨단 IT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국내 4개 공장, 중국 난징에 2개 공장을 가동하며 지난 2004년에는 코스닥 상장을 이뤘다. 지난해 매출액은 950억원, 올해는 1000억원을 훌쩍 넘는 매출 성과를 450여명의 임직원은 자신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 가도의 배경에는 뼈를 깎는 내부 혁신 활동이 존재한다. 지난 97년 IMF 한파에 회사 존폐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단 한명의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꾸준한 혁신 활동으로 위기를 넘겼다.

 구자천 사장은 “다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기로 결의했고 어려움을 기회로 삼아 변화만이 살길임을 서로 공감했다”며 “이후 본격적인 혁신 활동을 시작했고 초기 몇몇 임직원이 힘들어 사직을 하는 시련도 겪었지만 매년 새로운 혁신 슬로건을 내걸며 회사 체질 개선과 변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혁신 활동 성과는 분명했다. IMF 직후와 2004년 코스닥 상장 당시의 변화를 비교하면 매출액 213% 증가, 자산 179% 증가, 부채율은 405%에서 122%로 낮췄고, 경상이익은 33억원 적자에서 8400%나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국가균형발전위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혁신선도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신성델타테크내 회의실에는 대통령 표창, 산업자원부 표창 등 각종 훈포장이 빼곡하다.

 더불어 주 고객사인 LG전자 디지털 홈어플라이언스 협력사 100개 기업 중 3개 기업에게만 주어지는 ‘우수협력회사’에 매년 선정돼 고객사가 요구하는 품질과 혁신 활동 면에서는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생산품의 품질 면에서 객관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신성델타테크의 경쟁력이자 자존심이다. 생산품의 전 공정에 걸쳐 ISO9001, ISO/TS16949 품질인증서를 취득했고 KS A14001/ISO14001 클레비즈 인증원의 국제환경인증서도 갖췄다.

 손태도 경영기획실 이사는 “끊임없는 제품 공정 개선과 새로운 제조 기술 개발로 남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것이 신성델타테크만의 경쟁력”이라며 “품질만이 고객 만족의 지름길임을 알기에 사내 기술학교를 개강해 3개월 과정의 수업을 진행하고 올해 5기 학생을 모집하는 등 품질에 대한 자체 노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신성델타테크는 혁신에 혁신을 통한 또 한번의 도약을 시작했다. 부품산업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자체 ‘기술연구소’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주력 분야인 세탁기 부분품 생산에서 완제품 생산 능력을 갖춰 LG전자 EMS기업(완성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지역 산업 기술개발 사업, 지역 혁신 인력양성 사업 등 국책 사업 과제에 줄줄이 선정돼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는 가운데 주력 품목인 플라스틱 사출 뿐 아니라 홈네트워크 사업에도 과감한 출사표를 던지며 차세대 먹거리를 준비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생산 현장 및 사무직에 종사하는 직원의 사기 증진과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매출 1000억원 대의 신성델타테크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98년 혁신 활동을 시작하면서 매년 지급하는 혁신 활동 성과급은 대표적인 사기 증진 사례다.

 지난해에는 목표관리시스템을 도입해 부서별, 개인별 목표 달성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체계를 구축했다. 또 4년전부터 시작한 ‘사내 근로복지기금 10억원 조성’ 사업으로 현재 3억원이 적립돼 현재 34명의 직원에게 전세 자금, 주택 구입 자금으로 지원되고 있다.

 코스닥 상장 이후에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우리사주를 우선 배정하는 정책을 벌였고 회사 지분의 5% 가량은 직원들의 소유다.

 자연스럽게 상생의 노사 관계가 쌓여가고 있다. ‘좋은 사람이 모여 일하는 좋은 회사’ 이는 구자천 대표의 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매월 일어나는 경영 현황을 직접 설명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등 직원들을 경영 동반자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노사 관계에도 신뢰가 깊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자천 대표이사의 외모에서는 날카롭거나 엄격한 이미지가 아닌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따스함이 묻어난다.

 지속적인 경영 혁신 활동을 통한 변화의 노력으로 코스닥 상장이라는 결실을 맺었고, 이어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가며 청년 시대를 준비해가는 신성델타테크. 자체 슬로건처럼 계속해서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업이다.

◆기업경쟁력

 공정 개선을 넘어 공정 혁신으로 불리는 신성델타테크의 기술 경쟁력은 ‘취출 무인화’ ‘D.S.I 공법 도입’ ‘금형온도시스템 및 발포 사출 기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취출 무인화는 제조 현장에 다관절 로봇을 도입해 기존 수동작업 및 기존 일반로봇(take-out)을 이용한 공정을 개선한 것으로 추가 작업으로 인한 현장 인력의 피로도를 줄여주고 품질 향상은 물론 모델을 바꿔 생산할 때 위치 조정 시간을 줄여 생산성 향상을 안겨줬다.

 D.S.I(Die Slide Injection) 공법은 기존 사출 성형 후 부품 조립 및 검사로 이어지던 공정을 금형 내부에서 완료해 생산하는 방식으로 도입 초기 금형 제작비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조립 원가 절감과 후공정 삭제로 투입 인원 감축의 효과를 봤다.

 센서를 부착해 금형의 실제 온도를 자동 관리 제어하는 금형온도 시스템은 기계가 정지했을 때 불필요하게 소요되는 금형온도의 하락을 줄여 생산품의 불량 감소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금형의 실제 온도 관리를 통해 휴식 시간이나 점심 시간 후 온도 하락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량률을 줄이고 기존 온수기 전력 비용까지 감소시켰다.

 발포 사출 기술은 초임계 상태의 CO2 또는 N2 가스를 용융 플라스틱 수지와 혼합한 후 금형 내에 발포해 사출 성형품 내부에 수십㎛의 마이크로셀(Micro Cell)을 형성하는 기술로 제품 경량화 및 재료비 절감과 공정 사이클 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낸다.

 이외에 사출 성형 후 본딩(bonding) 작업까지 일괄 수행하는 커버링(Covering) 사출 기술 등이 신성델타테크의 자랑거리다.

◆이끄는 사람들

 대표이사 구자천 회장을 정점으로 오카무라 가쓰오 부사장, 하철수 전무, 윤해묵 상무, 정재관 상무가 부문별 사업 파트를 총괄 지휘하고 있으며 손태도 이사와 김동길 이사, 이창표 이사 등이 이를 지원하는 체계다.

 구자천 대표(53)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지난 79년부터 럭키개발에 몸담아오다 84년 신성델타테크의 전신격인 신흥을 설립,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87년 신성델타테크를 세워 19년째 이끌어오고 있으며 창원상공회의소 6·7·8·9대 의원, 창원체육회장 등을 지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와 장애인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영을 통한 해외 무역의 산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창원대 무역학과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오카무라 가쓰오 부사장(59)은 신성델타테크의 CTO다. 현재 내놓는 새로운 기술은 물론이고 과거 신성델타테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기술 혁신의 정점에 오카무라 부사장이 있다. 일본 다가키델타화공 전무이사를 거쳐 신성델타테크 설립 당시 총괄 기술 책임자로 영입됐다.

 하철수 전무(56)는 신성의 주력 품목이자 가장 덩치가 큰 가전과 모바일 사업부문을 총괄한다. LG전자 출신으로 H&D컨설팅 대표를 거쳤다.

 윤해묵 상무(47)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향후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LCD사업 부문을 책임지고 있으며 역시 엔지니어 출신인 정재관 상무(47)가 자동차사업부문을 지휘하고 있다.

 이어 경영기획실장이자 신성델타테크의 CFO인 손태도 이사와 가전사업부 공장장을 맡고 있는 김동길 이사, 그리고 LCD사업부 공장장 이창표 이사 등이 뒤를 받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