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델코리아 황준종 상무](https://img.etnews.com/photonews/0607/060714103811b.jpg)
“델이 국내에 진출한 지 올해가 10년입니다. 60명이었던 직원이 400명으로 늘었고 매출도 몇 천만원에서 올해 30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원·매출·수익 등 모든 면에서 괄목 성장했습니다. 이제 규모에 맞는 회사 인프라를 갖춰야 할 때입니다. 마케팅 쪽을 강화하는 배경도 이 때문입니다.”
황준종 상무(48)는 델인터내셔널(델 코리아)의 ‘마케팅 1호 임원’이다. 델은 그동안 마케팅팀이 있었지만 그 역할이 영업 지원 수준이었다. 임원을 배치하다는 것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었다. 황 상무는 “고속 성장하는 델에서 마케팅을 책임져 어깨가 무겁다”면서 “새로운 델코리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IBM에서 영입된 황 상무는 자타가 인정하는 ‘마케팅 통’이다. 한국IBM에서 잠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스토리지 영업을 총괄한 것을 제외하면 근 20년 가까이 마케팅 업무만 맡아왔다.
“델은 전형적인 세일즈 회사입니다. 영업 만큼은 델을 따라 올 수 없습니다. 모든 업무가 영업 중심입니다. 마케팅 업무도 잠재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취합해 영업 부서에 전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제는 델도 좀 더 체계적이고 세련된 시장 공략이 필요할 때입니다.”
황 상무는 CMO를 맡으면서 크게 두 가지를 김진군 델 코리아 사장과 약속했다. 먼저 마케팅을 회사 성장의 엔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하나는 회사 전체 청사진을 그려 델의 새 이미지를 만들고 직원 자부심도 높일 방침이다.
“두 달 정도 나름대로 델을 ‘스터디’한 결과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먼저 인력이 우수합니다. 비슷한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델 특유의 영업 노하우는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델 만의 강점입니다. 단지 아직 브랜드가 취약하며 저가 컴퓨터업체라는 이미지가 시장에서 강합니다. 회사 운영도 주먹구구식으로 좀 세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이직이 잦는 등 회사에 대한 직원의 낮은 프라이드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황준종 상무는 “델의 강점과 약점이 명확한 점이 오히려 델을 더 큰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델은 국내서 저평가 돼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국내에서는 특히 ‘좋은 제품을 싸게 판다’는 식의 직접 마케팅 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객에게 가치를 주고 기업 경쟁력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심어 줘야 합니다. 델이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다른 기업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황준종 상무는 “델 본사 성장세는 주춤하지만 델코리아는 지난 2∼3년간 초고속 성장했다”면서 “지속 성장과 함께 새로운 델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사진=윤성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