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A 2.0` 시장성 공방

 컴퓨팅 업계의 최대 화두인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가 2.0시대를 맞이했다. 지난 1996년 SOA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된 지 정확히 10년 만이다. ‘진보한(advanced) SOA’로 명명된 ‘SOA 2.0’은 가트너그룹과 오라클이 최근 관련자료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도 관심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SOA도 아직 정착이 안 됐는데 무슨 2.0이냐”며 개념 확산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SOA 2.0은 무엇=한마디로 기존 SOA에 이벤트기반아키텍처(EDA:Event Driven Architecture)를 더한 것이다. EDA는 그동안 SOA를 보완하는 개념으로 사용돼 왔는데, 비즈니스 상황에서 발생하는 각각의 상황을 시스템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SOA는 정보 요청 같은 수요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데 비해 EDA는 메시지 전송을 유발하는 실시간 이벤트를 기반으로 한다.

 이에 따라 SOA는 예측 가능하고 일대일 요청 및 응답행위가 가능한 반면에 EDA는 예측이 불가능한데다 수많은 상호작용이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고객의 옷을 배달해야 하는 시점인데 주문사항이 갑자기 변경될 경우 이전에는 사람이 이를 간파해 시스템에 입력해야만 했다. 그러나 EDA의 경우 주문 사항 변경과 같은 심각한 상황 변화를 미리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알릴 수 있다.

 ◇일부 솔루션 업체 지원 나서=SOA 2.0이란 용어는 등장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이 조금 넘는다. 하지만 일부 솔루션 업체는 벌써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지난달 중순 이벤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오라클 이벤트 기반 아키텍처 스위트’를 출시했다. 이는 SOA 2.0의 주요 핵심인 EDA를 적극 지원하는 제품이다. 오라클 퓨전 미들웨어 제품군 중 하나인 이 제품은 고객이 실시간으로 비즈니스 이벤트를 감지·인식·분석·반응하고 지원할 수 있게 한다.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SOA 비전을 제시한 티맥스소프트도 SOA 2.0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강만 티맥스소프트 상무는 “SOA 2.0의 주요 사상인 EDA를 기존 제품에도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EDA 기능을 더욱 보완해 SOA 2.0이 추구하는 기업의 민첩성을 더욱 원활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너무 이르다는 시각도=하지만 SOA 2.0의 개념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너무 이르다”며 시큰퉁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SOA도 아직 명확히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SOA 2.0은 오히려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광훈 BEA시스템즈코리아 상무는 “현재 SOA는 시장에서 이제 겨우 자리잡기 시작한 시점”이라며 “SOA 2.0이 실제 시장 반응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고 밝혔다.

 한국IBM이나 SAP코리아도 이와 비슷한 견해다.

 한국IBM의 한 관계자는 “2.0이라는 새로운 개념보다는 SOA를 시장에 정착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SAP코리아도 “우리가 언급해온 ‘엔터프라이즈 SOA’ 개념에 이미 EDA 기능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실시간기업(RTE) 구현을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정보와 예측이 어려운 각종 이벤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SOA 2.0’이 필요하다는 것이 SOA 2.0을 옹호하는 측의 설명이다.

 현은석 한국오라클 팀장은 “어떤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부족한 점이 있으면 시장에 정착이 되기 전에 보완해야 한다”며 “SOA 2.0은 이런 이유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