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청풍 최진순 회장(7.끝)

7.전통주 사업으로 인생 2막을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에 내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니, 주변에서의 만류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건강도 썩 좋지 않았던 시점이라서 주변의 만류가 더 심했기는 했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아픈 게 사라졌고, 점차 더 건강해졌다. 나는 쉬는 것보다는 일하는 것이 체질적으로 맞나 보다. 우리나라 주류 시장은 막걸리에서 시작되었고, 약주 시장을 넘어서 현재의 소주 시장까지 성장해 왔다. 우리나라 주류 시장의 기본은 ‘막걸리’다. 여기서 생각이 시작돼 누구나 부담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서민 술인 막걸리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작년 10월부터 새로운 사업인 전통주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200평 부지에 공장을 짓고,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제품개발에 착수하면서 나는 휴일은 물론이고 심지어 명절에도 일을 했다. 제품 개발을 하면서 맛본 술은 족히 200여종이 넘는다. 고향인 강화에 터를 잡았고, 술을 만들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술의 원료 중에 하나인 물이라고 생각해,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 강화도 주변에 암반수를 파기 시작했다. 마음을 먹고 달리기 시작하니, 일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척됐다. 303m에서 파 올린 암반수를 가지고 기존의 막걸리와는 다른 제품을 개발했다. 지금까지는 누룩이 들어가는 막걸리가 대부분이지만, 나는 누룩이 들어가지 않고 살아있는 유산균으로 양조된 막걸리를 개발했다.

 벌써 술 관련해서 특허도 10건이나 출원한 상태이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제품 테스트를 해보니, 기존 막걸리가 가지고 있는 먹고 난 이후에 머리 아픈 증세가 없고, 맛이 깔끔하다는 등 평이 좋게 나왔다. 현재 이렇게 개발된 막걸리에 ‘강화도 고향 막걸리’라는 브랜드 이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회사 이름도 찬우물이라고 지었고, 현재 제 2, 3의 제품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신제품들이라 미리 말을 하기는 그렇지만, 강화도에서 유명한 사자발 약쑥 등이 첨가된 전통주, 강화도에서 유명한 인삼을 기본 재료로 사용한 인삼 막걸리 등이 준비된 제품이다.

 막걸리의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유통기한이 짧다는 것이다. 대부분 제조된 이후에 10일 정도가 유통기한인데, 나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서 유통기한이 1년 정도 되는 제품 개발을 준비중이다. 이는 해외시장을 염두해 두고, 준비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이후에도 쌀을 기반으로 한 보드카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서울, 인천, 부천, 안산 등지에 대리점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강화도처럼 물 좋은 곳에는 지속적으로 공장을 더 세워나갈 계획이다.

 내 인생의 마지막 사업이 될 수도 있는 양조업에 모든 것을 걸고 지금처럼 달려왔듯이 더욱 열심히 달려갈 것이다. 주변에서 가끔은 일거리가 없어서 일자리를 못 잡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쉬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고, 열정과 쉬지 않는 생각이 함께 한다면 이런 말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60세가 넘은 지금도 나는 하루에 평균 2∼3시간 정도밖에 잠을 자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에도 해야 할 일들과 앞으로 만들어 갈 새로운 사업을 생각하면 쉴 새가 없다. 나는 지금 일하는 것이 또 하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 성공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나는 초심을 잃지 않고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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