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고 있는 고유가 바람을 반영하듯 세계 각국의 태양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지원 및 투자가 불붙었다. 이들의 행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해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이미 전 세계 태양전지 시장을 석권한 일본과 태양전지 활용 선진국인 유럽연합(EU) 각국의 행보는 이미 상당히 앞서가고 있다. 후발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원자바오 총리의 석유자원 외교로 관심을 모은 바 있는 중국은 내년까지 전 세계 태양전지의 20%를 중국산으로 대체한다는 계획 아래 청정에너지원인 태양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향후 11년간 총 100만가구에 태양전지를 보급하기 위해 총 32억달러(약3조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이후 이 분야에 기술개발 및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일, 유럽 태양전지 불꽃 경쟁=세계 태양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양대축 일본과 유럽 각국이 올해 불꽃튀는 경쟁에 들어갔다.
태양광 발전 규모에서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은 정부가 올해 들어 공공·산업용 태양전지 사업에 대한 지원강화 방침을 천명한 데 이어 태양전지업계도 설비증설에 두드러지게 나서고 있다. 태양전지 생산 세계 1위인 샤프가 올해 70억엔을 추가로 투자해 나라현 공장의 태양전지셀 생산능력을 세계 최대규모인 800MW로 끌어올릴 예정이며 업계 4위인 산요전기도 유럽 수요에 대응, 향후 4년간 약 400억엔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4배로 늘린다. 교세라·미쓰비시중공업·쇼와셸 등도 증산에 가세했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전력 거래 제도를 도입한 EU에서도 전 세계 태양전지 수요의 절반을 소비하는 지역특성을 감안한 주요 기업들의 태양전지 설비증설이 잇따르고 있다. 독일의 Q셀은 지난달부터 미국계 에버그린과 설립한 합작회사 에버Q의 공장시설을 가동, 2009년까지 총 300㎿의 생산체계를 갖춘다. 교세라도 독일 시장 수요에 대비한 체코 현지 공장 본격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태양에 눈 돌리다=올해 들어 태양전지에 무관심했던 미국의 태양전지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재 태양전지벤처 나노솔라는 폴리머 박막필름으로 태양전지 생산원가를 10분의 1까지 낮추는 기술을 개발해 1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이 회사는 내년부터 30만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430㎿ 규모의 태양전지 양산에 들어간다. 뉴욕소재 데이스타도 이와 유사한 태양전지 기술을 이용해 연산 1GW급 세계최대 태양전지 공장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중국, 태양에너지 대국 야심=중국은 지난 1월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비중을 오는 2020년까지 10%로 높이도록 규정한 ‘재생가능 에너지법’을 발효와 함께 태양광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난징PV·선테크파워 같은 회사는 생산능력을 대폭 늘리며 이미 세계 10대 태양전지 업체 순위에 진입했다. 또 중국 정부는 태양전지 수요에 대응, 서북부 칭하이성의 시닝시에 연간 6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한국도 가세=세계 3위의 반도체생산국인 한국은 이 분야에서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지난해 국내 태양전지 생산용량은 세계 태양광전지 생산능력(4056㎿)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기업도 이제 막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분야에 본격 투자하기 시작했다.
동양제철화학은 오는 2008년까지 연산 3000톤, KCC는 2009년까지 연산 25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구축하기로 결정했고 현대중공업과 LG실트론도 연내 태양전지 소재 일관 생산체계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