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LG필립스LCD가 하반기 가격 안정과 출하 증가에 따라 2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한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LG필립스LCD가 2분기 실적 바닥을 확인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SK증권은 AU옵트로닉스(AUO)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 등 대만 업체의 약진을 비롯 위험 요소가 여전하고 지속되는 가격하락 등 악재가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LG필립스LCD의 실적 발표 이후에 드러난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즉 LCD 패널 수요 확대 및 재고 조정에 따른 공급과잉 축소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지만 경쟁 심화로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등 뚜렷한 개선을 보이기 어렵다는 부정적 시각 또한 만만치 않다.
LCD 위기론의 핵심은 연초부터 지속된 가격 하락으로 추가 하락을 예상한 대기수요가 지나치게 높아 LCD 재고가 계속 쌓이는 이른바 수급 불균형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공급 과잉설이 불거지기 시작한 이후 공급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처럼 당분간 이같은 기조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요지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극약처방으로 감산 대열에 동참했지만 사정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 비록 삼성전자가 적정 재고(7일 ∼10일)를 유지하고 있지만 감산 및 재고 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LG필립스LCD(4주), AUO (5주), CMO (7주)가 모두 적정재고(2주)를 초과하는 등 누적재고가 증가, 판매 가격 회복에 일정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성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상황은 지났으나 향후 실적 개선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필립스LCD와 AUO, CMO가 추가적인 가격하락 억제와 시장 안정을 위해 생산량을 조정하는 한편 추가증설 계획 재검토 및 생산라인 속도조절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존 공급 증가분을 해소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재 LCD 수급전망을 감안할 때 하반기 이후 시장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닌 게 분명하다.
하지만 3분기 노트북 및 PC의 전통적 성수기라는 계절적 특수와 LCD TV의 지속적인 성장이라는 호재가 맞물린다면 수급 상황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 또한 적지 않다. 즉 어느 정도 편차는 있겠지만 올해에도 3분기 특수는 반드시 찾아올 것이고 여기에 잠재된 대기 수요가 실제 수요로 연계된다면 LCD시장이 다시 급반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곧 3분기 이후 전망에 대해 예상보다 그리 심각하지 않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권 복 LG필립스LCD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재고 물량의 적정 수준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며 “ 어느 정도 가격이 현실화되는 만큼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향후 LCD 시장 판도의 시금석이 될 대형 TV 시장에서의 우위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지난 1분기 TV용 LCD 매출이 모니터용 LCD 매출을 추월한 데 이어 40인치 이상의 초대형 제품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