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울트라 모바일(UM) PC’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우루컴즈가 18일 자체 브랜드 ‘솔로 M1’을 공개하고 정식 판매를 시작하면서 이미 시장 개척에 나선 삼성전자·소니코리아와 점유율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대우는 삼성보다 20만원가량 가격을 낮춰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된 UM PC 시장에도 벌써 ‘가격 파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춘 소니도 삼성의 ‘브랜드’와 대우의 ‘경쟁력 있는 가격’에 당장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UM PC ‘가격이 변수’=대우루컴즈는 7인치 화면 크기의 모바일 PC 솔로 M1을 출시했다.
‘즐기는 휴대용 PC’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 제품은 PMP·MP3·DMB·블루투스 등 9가지 기능을 지원하면서 무게는 800g 정도다. 대우는 이 제품을 CJ몰·삼성몰·롯데닷컴·인터파크와 같은 인터넷몰에서 19일부터 예약 판매를 실시하며, 이달 안에 오프라인에도 소개할 계획이다.
M1 제품이 파괴력을 갖는 것은 한마디로 가격 때문이다. 제품 개념이 똑같은 삼성전자와 소니코리아와 비교해 가장 낮은 가격대로 출시됐다. 99만원대로 소니보다는 90만원, 삼성보다는 20만원 정도가 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100만원대 이하 가격을 실현했다. 가격을 조금만 더 낮추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PMP와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윤춘기 대우루컴즈 사장은 “노트북PC 시장은 ‘M1’과 같이 휴대성이 극대화된 소형 제품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해외 시장을 포함해 5만대 정도를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점은 ‘3인 3색’=가격을 앞세운 대우를 겨냥한 삼성과 소니의 전략은 역시 브랜드와 제품 경쟁력이다. 실제 두 회사는 똑같은 모바일PC를 표방하지만 고유의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의 ‘센스 Q1’은 ‘윈도XP 태블릿’을 운용체계(OS)로 편리함과 다양한 기능이 최대 무기다. 여기에 삼성이라는 강력한 브랜드가 Q1을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이어서 손가락과 스타일러스 펜으로 직접 누르며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 윈도 부팅 없이 사용할 수 있는 ‘AV 나우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김헌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UM PC 1호 제품이라는 선점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이미 월 1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소니의 ‘바이오 UX’는 ‘멀티미디어 기기’보다는 오히려 ‘초미니 PC’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마케팅 전략도 다분히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다.
소니코리아 측은 “바이오 UX 전략은 차별화된 고가 틈새시장”이라며 “6월 선보인 이후 예약 판매가 조기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브랜드냐, 가격이냐=대우의 시장 진출은 모바일 PC 수요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시장을 관망하던 다른 업체도 구체적인 출시 시점을 조율하면서 UM PC 분야도 ‘춘추전국시대’가 불가피해졌다. 물론 시장은 자연스럽게 ‘청신호’가 켜졌다.
다급해진 건 삼성과 소니다. 이제 브랜드만으로 시장을 주도하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제품마다 일장일단이 있어 연령대와 사용 목적에 따라 고유의 수요를 예상하지만 한계가 있다. 결국 일반 소비자 시장이 관건인데 역시 가격이 걸림돌이다.
가격을 내세운 대우 M1이 얼마나 선전할지, 이에 따라 브랜드를 앞세운 삼성과 소니의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면서 소니가 틈새 전략을 포기하고 공격 마케팅으로 선회할지도 UM PC 수요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변수 가운데 하나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UMC PC 제품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