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 국산화 바람이 일고 있다

 대부분 외산에 의존해 온 반도체자동설계(EDA) 툴 시장에 국산화 바람이 일고 있다. 국내 EDA 시장은 올해 1000억원가량의 수요를 형성할 전망이며, 이중 약 95%를 케이던스·멘토·시놉시스 등 해외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국내 토종 업체는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나섰으며 대학 연구소에서도 활발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국내 업체 현황 = 국내 EDA 업체로는 다이나릿시스템·휴인스·엔타시스 등 벤처기업이 EDA 전문업체로 손꼽히며, 삼성전자도 전문인력이 자체적으로 EDA툴을 개발해 자사 반도체 설계에 활용하고 있다.

다이나릿시스템(대표 김종석 http://www.dynalith.com)은 반도체 설계 후 양산 전에 오작동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EDA툴인 ‘인튜이션’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가격이 1억원 정도로, 이 제품으로 수십억원에 이르는 수입 툴을 사용하지 않고도 양산 전에 하드웨어에서 반도체 성능을 검증할 수 있게 됐다.

휴인스(대표 송태훈 http://www.huins.com)는 시스템온칩(SoC) 개발 툴인 VIP 시리즈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ARM코어를 사용한 SoC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검증 툴이며,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나 디지털신호처리프로세서(DSP)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엔타시스(대표 오성환 http://www.entasys.com)는 전력소모 예측과 SoC 개발 초기 배치 설계, 칩과 패키지 사이의 잡음 예측 등에 관련된 EDA 툴을 개발했다.

연구소에서도 개발이 활발하다. 하순회·최기영 서울대 교수, 정정화 한양대 교수, 김영환 포스텍 교수 등이 EDA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가다. 이들이 이끄는 대학 연구소에서는 재구성가능한 프로세서나, 초대규모집적회로(VLSI) 설계를 위한 하이레벨 EDA를 연구하는 등 향후 국내 EDA 툴이 세계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선행 과제를 수행중이다.

◇토종 EDA 전문화로 승부= 케이던스·멘토·시놉시스와 같은 거대 기업도 서로 전문영역을 침범하기 어려워 명확하게 구분돼 있을 정도로 EDA 툴 산업은 진입장벽이 높다. 제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에도 수십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투자는 물론이고 전문인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국내에서 EDA를 전공한 전문인력이 꾸준히 쏟아지는데도 산업이 형성되지 않은 이유는 EDA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반도체 산업 성장과 함께 국내 EDA 툴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만큼, 전문적인 분야에서 EDA에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업체 관계자는 “EDA를 전공하고 학위를 받은 교수나 연구원이 많지만, 산업이 형성되지 못해서 이들 대부분이 해외 EDA 업체에 취직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거나 다른 분야로 발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인력이 풍부한만큼 개발환경만 조성되면 국내 EDA산업도 전문분야별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