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도 오라클도 시작은 모두 중소기업이었다. 이들은 신기술과 남보다 한발 앞선 마케팅으로 오늘날의 거대 기업을 일구었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하지만 오늘을 치열하게 준비하는 기업만이 승자가 될 수 있다. 본지는 21세기 글로벌시장 주역을 꿈꾸며 매진중인 미래 유망 강소기업들을 매주 한차례 소개한다.
지난 2000년 LG CNS에서 분사한 넥서브(대표 오병기 http://www.nexerve.com)는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오라클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ASP 방식으로 상용화, 이름을 떨치고 있다. 오라클 미국 본사는 99년 당시 미국서도 성숙하지 않은 ASP 서비스를 다른 국가에 선보이는데 상당히 조심스런 반응이었다. 하지만 넥서브는 2000년 8월 이 같은 오라클 본사의 우려를 불식하고 아시아 최초로 ERP ASP 제공이라는 성공을 이뤄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현재 넥서브는 영실업·셀빅·우리조명 등 제조·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80여 개가 넘는 중견중소(SMB)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ERP시장 점유율도 50%에 육박한다.
넥서브가 주목받는 것은 이런 성과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래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다.
안정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고객수요를 기반으로 산업별 템플릿을 개발하고 있으며, 가격·품질 경쟁력 제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운영과 관련해서는 온라인 기반 컨설팅 및 운영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이 각 분야 전문가들을 자사에 두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넥서브와 ASP 계약을 맺었던 대부분의 업체가 기간이 만료(3년)된 후에도 재계약한 것은 이 회사의 이같은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넥서브는 현재 한 단계 진보를 위해 또 다른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 6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B2B 형태 기업 포털을 준비하고 있다. 이 포털이 완성되면 고객은 ERP, CRM, 그룹웨어 등과 연동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소위 ‘IT서비스 마켓’을 손수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넥서브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까지 ASP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오라클 온라인’ 서비스를 기획, 하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또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해외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준비중이다. 향후 2∼3년 내 아시아 지역 ASP 허브가 되기 위해 전직원이 혼신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현지 법인을 대상으로 ASP 형태 오라클 ERP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지난 6년간 축적해온 온라인 운용 노하우는 해외 시장에서도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넥서브는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오병기 넥서브 사장
“ASP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IT서비스 시장 혁명을 실현할 것입니다. 향후 몇 년 안에 아시아를 뛰어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넥서브가 되겠습니다.”
오병기(41) 넥서브 사장은 지난해를 IT서비스 혁명을 위한 시점으로 꼽았다. 지난 2005년 매출 139억 원, 순익 8억 원을 달성, 소기의 성과를 거뒀을 뿐 아니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SW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종합신용등급 ‘A+’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 스틱 벤처투자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지난 99년 당시 미국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오라클 ASP 서비스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소개한 노력이 이제 결실을 보는 것 같다”고 설명한 오 사장은 “오는 2010년에는 매출 1000억 원에 순익 20%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 사장의 이런 자신감은 공격적 투자와 사명감에서 비롯된다. “선도기업의 역할이자 의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투자를 지속해 초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한 오 사장은 “대형 할인점이 유통 혁명을 이뤘듯 IT서비스 시장에서도 ASP 혁명을 이끌어낼 것”이고 강조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