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사회공헌 프로젝트가 진화하고 있다. 소외된 이웃 돕기라는 고전적 공헌활동에서 더 나아가 청년취업난·저출산·교육 등 사회적 이슈와 연계한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까지 등장, 사회공헌활동 자체가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사회공헌 마케팅’이 뜨면서 마케팅 비용을 아예 사회공헌 예산으로 돌리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이슈에 동참하라=요즘 사회공헌활동은 일반인의 관심사에 초점이 맞춰지는 추세다. 소외계층에 머물지 않고 일반인을 타깃으로 하면서 공익기업 이미지 부각은 물론이고 마케팅 효과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홈쇼핑이 최근 잡코리아와 공동으로 펼치고 있는 실업극복 캠페인, 정부·시민단체와 함께 펼치는 임신부 배지 달아주기 운동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청년취업난·저출산 등 그동안 시민단체가 주도해온 사회문제 해결에 기업이 앞장서는 형국이다. 웅진코웨이는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지하철 역 인근에 공공 육아·탁아시설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전 국민의 관심사인 교육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도 잇따르고 있다. 인텔코리아는 전국 초·중·고에 PC 보내기, 전국 160여개 대학 모바일 캠퍼스 만들기, 군부대 PC방 지원 등 IT 교육 확산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인텔은 지난 2002년부터 전국 2만3000여명의 교사를 상대로 글로벌 IT 연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인터파크도 최근 전국 사회복지시설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주는 연중 캠페인에 나섰다.
◇참여형 프로그램 속출=소비자와 직원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은 제품 구매와 연계한 마케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스타가 출연하는 상품 판매수익금의 5%를 복지기금으로 기탁하기로 했고, 코리아홈쇼핑은 e마켓플레이스 ‘이지켓’ 판매수수료의 절반을 무조건 사회공헌 기금으로 출연키로 했다. 인터파크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 캠페인도 인터파크 도서판매 금액의 2%를 적립해 추진중이다.
이외에도 옥션·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업체들이 상품 수익의 일부를 굿네이버스·아름다운가게 등 시민단체에 기부하는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사회공헌 마케팅이 결국 기업 PR와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983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가 ‘자유의 여신상’ 복구를 위해 자사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일부 금액을 헌금하겠다고 공포한 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이 무려 28%에 달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정대종 우리홈쇼핑 사장은 “사회공헌활동과 매출 향상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미국 월마트 등 거대 유통기업이 지역·교육·예술 등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이미지와 매출 향상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직원들이 긍지와 애사심을 갖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