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탑픽
서비스사: 넥슨
서비스형태: 클로즈베타테스트
장르: 액션 슈팅
권장사양: 펜티엄3 1Ghz, 256 RAM
슈팅이란 장르는 오로지 비행물체나 이와 유사한 ‘탈것’들이 하늘을 누비면서 무수히 날아오는 적을 강력한 무기로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갤러그’부터 시작해 ‘타수신’, ‘라이덴’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슈팅 게임은 무수히 존재했었다.
그것이야말로 슈팅 장르의 정의를 내리는 사례인 작품들이다. 그런데 ‘나나이모’는 슈팅에 아이템과 PVP, 하우징 시스템 등을 접목시켰다. 도저히 궁합을 볼 수 없는 연결인데도 ‘나나이모’는 이를 완성해 냈다. 슈팅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이 작품은 결국 게임보다 커뮤니티를 선택하고 있다.
먼저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아 설치하고 아이콘을 더블 클릭하면 곧바로 캐릭터 생성 화면이 등장한다. 분명 슈팅 장르인데도 캐릭터를 선택하라니. 이해하기 힘든 시스템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상한 캐릭터는 금물이다. 가장 평범하고 무난한 외모로 캐릭터를 완성했다.그리고 튜토리얼 모드로 돌입한다. 화면엔 연습이라는 단어 조차 보이지 않는다. 초반부터 실전에 돌입하는 것처럼 실제 게임화면과 다름없는 모습과 진행이 이어진다. 왠 할머니가 물병을 요구하고 이를 도와주면 여러가지 플레이와 관계된 사항을 알려준다.
슈팅이니만큼 당연히 공격과 아이템 관련된 것만 알려줄 것으로 알았으나 의외로 ‘던전’이라는 단어가 또 등장한다. 뒤를 이어 마치 2D MMORPG처럼 필드 화면이 계속 이어지는데 도대체 언제 슈팅을 할 수 있는지 조바심마저 일 정도였다. 처음부터 슈팅만 생각하고 접속하면 이처럼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다. 슈팅과 적절히 조화된 롤플레잉이라는 것을 알고 시도하면 한결 마음이 편할 것이다.
필드 화면을 돌아 다니면 곳곳에 던전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보인다. 여기에 들어가면 갑자기 게임 방이 나타난다. 드디어 실제 플레이 화면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로비는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 필드 자체가 로비이니 던전은 곧바로 방이 되는 것이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롤플레잉의 던전 부분만 슈팅으로 바꿔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매우 놀라운 아이디어인 동시에 과연 제대로 궁합이 맞아 떨어질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나나이모’ 필드에서 어려운 것은 전혀 없다. 던전은 레벨에 따라 또 미션의 완수에 따라 출입이 금지돼 있다. 결국 던전은 퀘스트인 동시에 이 작품의 실제 플레이가 행해지는 곳이다.던전에 들어가 게임이 실행되면 평소 알고 있었던 슈팅이 시작된다. 횡스크롤 방식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되며 키보드의 몇 가지 키로만 컨트롤이 되는 쉬운 조작이다. 슈팅 플레이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단 한번이라도 오락실을 방문했었다면 1초만에 익숙해질 수 있다.
여기서는 마지막 보스까지 완전히 물리쳐야만 다시 필드로 돌아갈 수 있다. 도중에 포기하는 길은 오로지 격추당하는 것 뿐이다. 또 슈팅모드로 PVP도 가능하다. 적들은 등장하지 않고 유저끼리 전투를 벌이는데 서로 반대 방향을 보지 않고 같은 쪽을 향해 경쟁을 한다. 색다른 구석이 있지만 부드럽지 않고 다소 억지가 느껴진다.
‘나나이모’에서 중요한 시스템은 딱지와 하우징 시스템이다. 여기서 넥슨의 색깔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딱지 시스템은 다름 아닌 아이템 샵이며 아이템 시스템이다. 캐릭터를 치장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템을 딱지에서 얻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전투에 필요한 여러가지 아이템을 딱지에서 획득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굳이 딱지로 명명한 것은 분명 유저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일 게다. 게임 자체가 저연령층을 타킷으로 삼았기에 딱지는 훌륭한 단어 선택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우징 시스템은 아바타에서 한발 더 나갔다. 자신의 집을 꾸미는 것을 말하는데 캐릭터의 액세서리와 의상에 들어가는 돈 보다 확실히 집을 예쁘게 가꾸는데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얼핏 옆으로 봐도 아이템 부분 유료화를 극대화시킨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다소 비판적으로 말하자면 ‘나나이모’는 무늬만 슈팅이고 완벽한 액션 아바타게임이다. 슈팅은 그저 하나의 파편에 지나지 않는다. 유저들은 여기서 채팅과 자신의 집 자랑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그러다 심심하면 던전에 들어가 한판 벌이고 다시 필드로 나가 친구를 찾는 패턴이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오묘한 구성과 시스템으로 일단 좋은 평가는 받고 있다.
하지만 너무나 선명히 보이는 ‘대중적 요소’는 ‘나나이모’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든다. 몸에 좋은 약을 하나로 모아 다려 먹는다고 슈퍼맨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성공 가능성이 높았던 장르들의 장점만 가져와 만들었다고 반드시 대박 나는 것도 아니다. 복합 장르라도 실험정신과 게임의 재미를 상승시키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지 분명 개발사들이 돈벌이를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나이모’는 좋은 약을 과도하게 처방했다. 그래서 지금 소화불량상태에 걸려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욕심을 좀 줄어야 할 것이다. 한번에 모든 것을 다 이룰 수는 없는 법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