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조혁 마이크로소프트 마케팅 차장

“마케터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가공하는 사람입니다. 콘텐츠와 니즈를 파악하고 가공하는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이고 그것에 대한 반응 역시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항상 긴장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엔터테인먼트&디바이스 디비젼 사업부 조혁 차장은 소비자의 눈을 속일 순 없다고 말했다.

그가 현재 속해있는 조금은 긴이름의 엔터테인먼트&디바이스 디비젼 사업부는 MS에서 생산되는 모든 하드웨어들,예를 들면 X박스360, 마우스, 키보드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다.

“X박스360의 국내 판매가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좀 더 분발해야 합니다.”그는 현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다르다고 했다. 즉 한가지 현상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예리한 시각이 마케터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마케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에 대한 빠른 판단도 필요합니다.”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다 보니 외국 상사를 자주 접하게 되지만, 그들이 가진 생각과 본인이 가진 생각을 이해시키기 위해선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회사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지만 고객과의 그것도 중요하다는 것도 빠트리지 않았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매번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소비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서야 할 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판매를 위해 자신의 이미지를 버려선 안된다는 것이죠.” 즉 단순한 게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산업으로서의 발전을 위해선 마구잡이식의 판촉활동이 아닌, 하나의 주된 이미지를 통한 통일된 마케팅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처음 그가 마케터로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항상 소비자의 반응을 최우선시했기 때문이다.

“IT관련된 제품은 얼리 어답터 즉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접해보고 싶은 마니아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트렌드를 쫒기 위해선 저 역시도 얼리어답터가 되야 하는 것은 당연하죠.” 비록 얼리어답터가 소수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제품을 사용하고 올리는 리뷰는 이제 더이상 개인적인 차원의 리뷰가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또 다른 마케팅툴로서 자리잡은지 오래다. 그는 이런 트렌드를 잡는 것이야말로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의 장점을 확실히 알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물론 얼리어답터들이 저희 제품의 주된 소비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찾기엔 더없이 안성만춤입니다. 앞으로 대형프로모션을 통해 X박스360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그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는 또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한 것은 아직 가정용 게임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대형프로모션과 소비자와의 잦은 만남을 통해 게임기에 대한 이미지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게임기는 보통 거실에 있잖아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게임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북미나 유럽같은 경우는 각자의 방에 있죠. 접근성이 저희와 다르게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도 비싸다는 인식보단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봅니다.”온라인게임이 한국에선 강세이지만, 콘솔게임 역시 온라인이 가능해졌기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그는 확신하고 있었다.

“사실 가격이 그렇게 비싸다곤 생각치 않습니다. 일반 온라인 게임의 월정액요금과 비슷한 수준이죠.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컴퓨터 구매가격과 비교할 때도 그렇게 불리하진 않습니다.”

현재 국내에 게임 타이틀이 많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이는 복사방지 시스템으로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몇년간 대작 타이틀이 나오고 게임기의 가격이 낮아진다면, 소비자들의 인식전환과 맞물려 콘솔게임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다양한 놀이문화 중 하나인 게임에서 가정용 게임기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라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판타그램같은 우수한 게임 개발사들이 점점 많아진다면 더욱 가정용 게임시장의 성공가능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비록 외국 업체에 근무하고 있지만, 판타그램이 외국에서 인정을 받고 많은 상을 받을땐 마치 자신의 일인냥 기뻤다고 했다. 국내 업체의 일이라면 최고의 노력에 정성까지 아끼지 않는다는 그는 우수한 국내 개발사들이 많이 나온다면 신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