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나 휴대폰이 나날이 작고 얇아지면서 관련 부품의 슬림화 노력도 뜨겁다. 국내 업체들이 카메라모듈이나 힌지, 케이스 등 주요 부품들의 크기 줄이기 기록을 사흘이 멀다 하고 갈아치우며 슬림 경쟁을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업체들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분야도 있다. 휴대폰 내 연성PCB와 PCB, 혹은 PCB와 카메라모듈 등을 연결해 주는 협피치 커넥터도 외산 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 커넥터는 전통적 의미의 부품이면서도 정밀 금형 제작 능력과 도금, 가공 기술 등 제조업 분야의 기술력이 종합적으로 요구되는 분야로 평가된다.
휴먼전자(대표 최윤식)는 금형 기술을 바탕으로 초정밀 커넥터 분야에 도전하는 업체이다. 이 회사는 휴대폰에 쓰이는 0.4㎜ 피치의 보드투보드 커넥터를 개발,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품 높이도 0.9㎜에 불과, 최근 대세인 슬림폰에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다. 0.4㎜ 커넥터는 카메라폰 등에 주로 쓰이며 일본의 파나소닉과 교세라엘코 등 2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휴대폰 시장을 겨냥, 잇달아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기대만큼의 성과는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휴먼전자 커넥터의 장점은 고유의 듀얼 락킹 구조. 커넥터의 접지부를 양쪽에서 고정, 접점이 하나인 기존 스프링 접점 방식 제품에 비해 결합력과 내구성이 강하다. 또 양쪽 접점의 고정 강도를 조정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국내에서 생산·공급해 외산 제품에 비해 납기와 고객 대응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휴먼전자는 1988년 설립됐으며 대우전자·삼성전자 등 주요 가전 업체에 금형·프레스 등을 제공해 왔다. 금형 등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커넥터 분야에 진출, 국내 MP3플레이어용 커넥터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는 등 커넥터 분야에서도 입지를 쌓아왔다. 초정밀 기술이 필요한 휴대폰 시장에 안착, MP3플레이어·내비게이터 등 모바일 기기용 커넥터를 일괄 공급하는 한편 중국 진출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인터뷰-최윤식 사장
“프레스·사출 기술의 꽃은 커넥터입니다.”
최윤식 휴먼전자 사장(57)은 금형·프레스 등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밀 커넥터 시장에 도전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가 커넥터 사업에 뛰어든 것은 고부가 제품군을 찾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다. 주력이던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용 금형 제품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시장을 찾았고 그것이 디지털 기기용 커넥터 시장 개척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2003년 당시 막 개화하기 시작한 MP3플레이어 시장을 개척, 중소업체로서 정밀 커넥터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내비게이터·DMB단말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등장하면서 휴먼전자의 시장은 더욱 넓어졌다. 최사장은 “과감한 기술 개발 시도를 통해 틈새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며 “신규 개발한 0.4㎜ 커넥터로 휴대폰 시장에 진출, 모바일 기기용 커넥터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사장은 최근 중국 선전에 지사를 설립,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하는 한편 일본 시장 진출도 추진하는 등 세계적인 정밀 커넥터 전문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