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을 겨낭한 신흥 서버업체들이 국내 중소 서버 및 스토리지 시장의 새로운 성공모델이 되고 있다. 버라리시스템스·슈퍼마이크로·아프로인터내셔널 등은 IBM·HP·델과 같은 범용 서버업체들이 접근하지 못한 틈새시장을 집중공략, 하드웨어의 성장곡선은 꺾였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이 중 2개 업체는 핵심 경영인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수기술로 무장하라=버라리시스템스는 블레이드 서버의 떠오르는 ‘샛별’이다.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서는 IBM과 어깨를 겨룰 정도. 공기를 수직으로 빼내 냉각하는 기술과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전원기술이 독보적이다. 이 회사는 대규모 전산센터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김진 부사장은 10대에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이며 한국말도 유창하다.
슈퍼마이크로는 맞춤형 서버의 원조다. 서버·메인보드·섀시 제품군이 각각 200∼300개에 이른다. 덕분에 슈퍼마이크로는 새로운 CPU가 출시되면 가장 먼저 제품을 내놓는다. 반도체나 비행기 조립 라인에 필요한 특수 섀시나 메인보드 시장도 꽉 잡고 있다.
아프로인터내셔널은 고성능서버(HPC)만을 집중공략해 온 회사다. 이런 노력으로 아프로는 최근 대어를 낚아 올렸다. 미국 최대 국방과학연구소인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원에 1만6128코어 규모의 클러스터링 슈퍼컴퓨터를 납품키로 한 것. 고성능 컴퓨팅 작업이 많은 정유회사 셸, 투자기관 골드만삭스 공급에 이어 또한번 성과를 인정받았다.
김근범 사장은 “HPC 시장은 틈새 시장이지만, 전 세계의 모든 HPC 시장을 합하면 연간 수조원 규모다. 게다가 성장속도도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아프로를 설립한 김 사장은 국내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전 세계 시장 동시에 공략하라=이들 회사는 전 세계 시장 진출 교두보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유럽·아시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방법을 택했다.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은 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슈퍼마이크로는 최근 2명의 연락사무소 형태로 한국지사를 개설하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슈퍼마이크로 세미나를 열었다.
버라리시스템스는 최근 삼부시스템과 총판 계약을 하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CD네트웍스 등에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한국 첫 고객 만들기가 한창이다.
김근범 아프로 사장은 이미 4년 전 국산 서버 제조업체인 유니와이드를 인수하고 미국의 서버 시장 동향 등을 유니와이드 기술진에 발빠르게 전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에도 도전=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2∼3년 내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목표는 지난해 9월 나스닥에 상장한 서버업체 레커블(Rackable)에 큰 자극을 받았다. 레커블은 하드웨어 업체지만 주가가 상장 당시 12달러에서 3배까지 올라 현재 35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고 주가는 50달러를 넘었다.
슈퍼마이크로는 연내, 버라리는 2007년 말, 아프로는 2008년이 나스닥 상장 목표 시점이다.
김진 버라리 부사장은 “최근 레커블 상장으로 하드웨어 업체를 무조건 저평가하는 미국 증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미국 및 남미 매출액이 급증하고 있어 기업공개가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