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한·미FTA 대응 기간제조산업 선진화 전략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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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기간제조산업인 기계산업과 부품소재산업에서 한·미 FTA 체결에 대비, 구조 고도화 방안이 수립된다.

 산업자원부는 26일부터 3일간 기계·섬유·부품소재 산업의 업종별 산업구조 선진화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전략회의를 앞두고 정부가 공개한 전문가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한·미 FTA를 미국과의 분업 체계에 대응하는 핵심 기계기술 분야의 자립화와 부품소재의 대일 의존도 완화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계산업, 핵심 기계기술 자립화가 관건=일반기계산업은 만년 적자를 벗고 200억원대 수출 효자 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수출 성장률 12.2%를 기록했다. 대미 적자도 2000년 14억달러 적자에서 5년새 3억달러로 줄이며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

 박광순 산업연구원 박사는 ‘기계산업 선진화 전략 보고서’에서 한·미 간 기계류 교역은 상호 보완적 분업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성장기의 기계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분업 구조 면에서 한·일 간에 비해 비교적 유리한 환경이라는 얘기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NC기어절삭기·베어링·밸브 등에서 국내 산업이 타격을 받는 대신 건설 중장비·냉동공조기계·섬유기계 등의 무역 흑자 분야에선 대미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미국이 고관세율을 적용하는 베어링 등 분야에선 우리 기술력이 낮게는 미국의 85%에 그쳐 효과가 제한적이다. 미국 시장 내 중국과의 경쟁도 관세율이 중국과의 가격 격차보다 낮아 큰 효과를 보긴 어렵다.

 그러나 박 박사는 멕시코는 우리보다 기계류 경쟁력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NAFTA 이후 기계 분야 외국인 투자가 14∼30%포인트 늘었고 전반적으로 기계산업이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좀더 기술력이 나으므로 한·미 FTA로 기술 협력 확대와 투자 유치 등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시비교우위(RCA) 지수도 독일·일본에 크게 뒤진 수준이지만 대만·중국과 달리 최근 2∼3년간 꾸준히 상승해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분업 구조에서 전자·응용·가공·공작기계 등 수입 규모가 크되 국내 생산 기반이 취약한 분야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점이다. 산자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100대 핵심 생산설비를 중심으로 R&D에 주력, 2015년 현재의 2배인 미국 시장 점유율 6%를 달성(현재 3.2% 43억2100만달러)하겠다고 밝혔다.

 ◇부품소재, 미국 시장 잡을 기회 멀어진다=부품소재 분야는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실정이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탓이다. 현 주력 제품은 2010년이면 성숙기에 접어들어 일본과 중국의 사이에 끼는 넛크래커 신세다.

 조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부품소재 산업 선진화 전략 보고서’에서 보완적 산업 구조인 미국과의 FTA를 통해 고기술 산업, 핵심 부품의 글로벌 공급 기지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품소재의 대일 의존도를 완화할 기회로 미국과의 FTA를 활용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2대 부품소재 분야 수입 품목 중 일본과 미국이 일치하는 품목은 53.7%, 일치 품목의 대일 수입액 대비 대미 수입액이 74.4%로 나타나 일본에 의존하는 핵심 부품소재의 수입처를 미국으로 전환해 경쟁적 조달을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제3국 업체의 투자를 늘리면 선진 기술 획득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FTA로 멀어지는 미국 시장도 잡고 일본도 따라잡자는 계산이다.

 이태용 산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은 “이를 위해 △M&A 활성화 제도 개선 지원 강화 △핵심 모듈 및 원천기술 개발 지원 △한·미 간 국제 표준화 및 신뢰성 분야 공조 △부품소재 통합 브랜드 제정 및 종합 지원 채널 마련 △미 산·학·연 기술과 국내 기업 연계 시스템 구축 등의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를 통해 부품소재 수출액을 현재 1237억달러에서 2015년 4300억달러로 수출 비중을 43%에서 53%로 각각 높일 계획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