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가 설비와 공정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대만 TSMC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종합반도체업체(IDM)가 메모리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을 이끌어 왔으나, 시스템반도체의 발전 기반인 파운드리 서비스는 대만·일본에 비해 크게 뒤처진 상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시스템LSI 전용인 ‘S라인’에 65나노 기반 멀티미디어 칩 등을 설계·생산할 수 있는 기준 디자인 공정을 완성했다. 올 연말까지 고성능 제품 전용 65나노 공정 플랫폼도 모두 확보해 내년부터는 65나노 제품을 본격적으로 수탁생산할 전망이다.
TSMC 등이 65나노 공정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에 삼성전자는 90나노에 머물러 있어 첨단 부문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공정 확보로 글로벌 팹리스 공략이 좀더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65나노 공정 플랫폼은 미국 IBM 및 싱가포르 차터드와의 공동 플랫폼으로, 설계변경 없이 다른 파운드리 업체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팹리스 업체가 선호하는 편이다.
삼성전자는 시놉시스의 반도체 설계자산(IP)까지 갖춰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게 됐다. 이와 함께 2만장 생산 장비들을 3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로 교체중이어서 생산량 증대는 물론이고 빠른 납기 대응도 가능하게 됐다.
파운드리 전문업체인 동부일렉트로닉스(대표 윤대근)도 설계에서부터 테스트와 패키징·모듈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갖췄다. IP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케이던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라이브러리와 설계표준화시스템(PDK) 등도 확보했다. 제품마다 달랐던 공정도 표준화된 백본 공정으로 효율성을 높였으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납기를 앞당기고 수율을 개선해 생산성도 30%가량 향상시켰다.
오영환 동부일렉트로닉스 사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라며 “파운드리 경쟁력 향상은 개발 지원 등을 통해 팹리스 산업 발전까지 이끌어 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반 파운드리업체인 매그나칩반도체(대표 박상호)는 매출의 최대 15%가량을 투자해 내년 초까지 0.13㎛ 공정을 완료, 200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고객의 0.13㎛ 기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매그나칩 파운드리의 주력품목은 0.25㎛ 공정을 활용한 제품이다. 매그나칩은 지속적인 공정 업그레이드를 통해 내년 주력제품이 0.18과 0.16㎛로 한 단계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0.18∼0.13 ㎛ 제품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팹리스 업체들의 주력 품목이어서 매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찬희 매그나칩 부사장은 “세계 파운드리 업체들과도 견줄 수 있을 만큼 지속적으로 공정 업그레이드를 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