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업계 구조조정은 연말까지 계속된다

 연초 시작된 브라운관(CRT) 업계의 구조조정 찬바람이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례없는 라인 가동 중단과 감산 등을 시행한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가 잇따라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운관 제조업체 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도 브라운관 생산 라인 축소 방침을 공식화하고 있다. 이는 최근 3∼4년간 LCD와 PDP 등 평판 디스플레이(FPD)의 약진으로 브라운관 TV 및 모니터 시장이 위축되는 등 브라운관 수요가 급감했고 재고 증가에 이은 판매가격 하락 등 악재가 겹침에 따라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 연중무휴=브라운관 유리제조 전문업체 한국전기초자는 오는 31일부로 제3공장에서의 브라운관 유리 생산을 중단한다.

 이에 따라 한국전기초자의 생산 라인은 전면(9개)·후면(3개) 유리 등 총 12개에서 9개로 줄어들게 됐다. 전면 유리 3개 생산라인을 가동했던 제3공장의 생산량은 한국전기초자의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14.3%를 차지한다.

 이에 앞서 삼성코닝은 지난 5월 수원사업장에서의 CRT 유리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구미 사업장으로 생산 설비를 이전했다. 삼성코닝의 수원사업장은 용해로 2개를 비롯해 전면유리 전용 4개 및 후면유리 전용 2개 라인 등 총 6개의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었다. 브라운관 유리 제조업체의 구조조정에 이어 브라운관 제조업체의 생산 라인 축소 또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LPD가 올해 초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 지역의 생산 라인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삼성SDI도 모니터용 브라운관(CDT) 라인을 중심으로 감량에 돌입한다.

 삼성SDI는 지난 6월 말 수원 사업장의 CDT 생산을 중단했고 오는 연말까지 부산사업장의 6개 생산 라인 중 4개를 정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말레이시아의 생산라인도 축소할 방침이다.

 한편 일본 아사히글라스도 오는 9월까지 인도네시아와 대만의 브라운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은 이머징 시장 & 슬림 브라운관=브라운관 제조업계는 FPD 수요 확대가 지속되고 LCD 모니터 보급 확대 및 가격 인하로 브라운관 시장 규모가 갈수록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저성장이 불가피하더라도 희망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즉 LCD·PDP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오는 2010년 브라운관 시장 규모가 9500만대에서 1억대 수준을 유지, 이머징 시장에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 인구 및 가구 수 등을 감안하면 잠재수요가 풍부하고 TV를 중심으로 슬림 브라운관이 CRT 특유의 장점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브라운관 대체가 아닌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오는 2010년에는 슬림 브라운관이 전체 브라운관 시장의 55∼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브라운관이 사업성이 없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머징 시장에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희망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