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종민 고등광기술연구소장

[이사람]이종민 고등광기술연구소장

 “우리나라 펨토과학기술(Femto Science and Technology)의 시대를 여는 데 저의 모든 역량을 쏟고 싶습니다. 초미세의 세계를 다루는 펩토 초(1000조 분의 1초) 기술이야말로 나노 재료 분석과 바이오 영상 등 첨단 미래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종민 광주과학기술원 부설 고등광기술연구소장(62)은 요즘 극초단 광양자빔 연구시설 구축과 연구·개발(R&D)에 여념이 없다. 35년 가까이 국방과학연구소·한국원자력연구소 등의 연구소에서 레이저 광 공학을 연구해 온 이 소장 스스로도 “정부와 업체, 대학, 연구소 방문에 이어 해외 출장까지 연일 이어지면서 요즘처럼 바쁘게 살아온 기억이 별로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 소장은 지난 2003년부터 국내에서는 처음이자 세계에서는 6번째로 페타와트(Petawatt:1PW=1000조W)급 극초단 광양자빔 연구시설 구축을 진두지휘해 오고 있다. 과기부의 연구기반구축사업(2003∼2008년·총 사업비 480억원)으로 추진중인 극초단 광양자빔은 시간상의 극한을 추구하는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핵심장치로 초고강도 순간출력과 극초단의 시간분해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시설이 구축될 경우 초고속의 물질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펨토 초 과학기술, 유전자(DNA) 등 생체 고분자 구조의 정보를 원자수준에서 밝힐 수 있는 바이오 포토닉스, 비선형 광학 및 레이저 분광학, 나노 포토닉스, 초고속 광통신, 초미세 광학 분야 등의 연구에 응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극초단 광양자빔 시설이야말로 정보기술(IT)·생명기술(BT)·나노기술(NT)·환경기술(ET) 등의 융합기술 개발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이 소장의 설명이다.

 “21세기는 광양자(Photon)에 의한 광자기술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자기술 분야는 특허 및 상품개발, 기술보안 등과 직접 관련돼 있기 때문에 선점 여부에 따라 지식산업의 성패가 달려 있고 해외 선진국에서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5월 설립후 초대 연구소장직을 맡은데 이어 다시 임기 4년의 소장직을 맡은 그는 그동안 연구 인프라 구축과 30여 명의 전문 연구인력을 확보해 어엿한 전문 연구소로서의 뼈대를 갖췄다.

 특히 R&D에도 박차를 가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전자 빔과 양성자 빔 가속에 이어 X선 레이저 발진까지 모두 성공했다. 올 초에는 100테라와트(Terawatt:1TW=1조W)급 극초단 광양자빔 시설구축을 무사히 완료하기도 했다.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와 활발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이 소장은 “중국·일본·호주 등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국제 협력연구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세계 수준의 광자기술 전문연구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고등광기술연구소의 위상을 자랑스러워했다.

 이 소장은 내년 말까지 광양자빔 시설이용의 활성화를 위해 전용연구동을 건설할 계획이며 공동연구센터 및 오픈 실험실도 설립해 산·학·연 공동연구와 벤처기업의 창출을 적극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국제광공학회(SPIE)한국지부회장·아시아고강도레이저위원회(AILN)·국제광공학회 펠로우로도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광 공학계를 대표하고 있는 그는 “연구기자재 및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기초연구 및 원천요소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우리나라가 펨토과학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해 세계적인 광산업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