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며 국내 MP3플레이어 업계의 기반까지 뒤흔들고 있는 애플이 국내 부품 업계에는 큰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아모텍·LG화학 등의 업체는 최근 애플과 연이어 제품 공급계약을 하거나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애플은 주로 고기능 제품은 일본 업체에서, 일반 부품은 중국 업체에서 공급받아왔는데 최근 눈길을 한국으로 돌려 국내 부품 업계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애플이 국내 부품 업계로 거래처를 돌리는 이유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최근 대량 구매를 결정한 국산 콘덴서는 품질은 일본과 차이가 없지만 가격은 1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작년 말부터 시작한 탄탈콘덴서 공급이 최근 눈에 띄게 급증했다. 삼성전기는 1608 크기의 탄탈콘덴서를 애플에 공급하고 있는데 판매량이 월 1000만개에 달한다. 삼성전기는 탄탈콘덴서에 이어 전략 제품인 초대용량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도 애플에 공급하기 시작, 매출 증가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기 칩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허강헌 상무는 “탄탈콘덴서의 새로운 수요처를 찾다가 MP3플레이어 시장을 공략했다”며 “7월부터 새로운 아이팟 모델에도 제품을 공급하게 돼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모텍(대표 김병규)은 최근 애플과 대규모 칩 배리스터 공급 계약을 했다. 오는 10월 말까지 확정된 공급물량만 1억3852만개에 달한다. 이 제품은 애플이 중저가 전략 제품인 아이팟나노에 사용하는데 전체 칩 배리스터 소요량의 약 80%로 추산된다. 애플은 지금까지 칩 배리스터를 일본 TDK에서 전량 공급받아 왔다. 아모텍은 아이팟나노에 이어 애플이 추진중인 MP3플레이어 개발에도 동참하고 있어 향후 사업 전망이 밝다.
LG화학(대표 김반석)은 지난 1분기부터 애플에 MP3플레이어용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아직은 5만셀 안팎의 소량이지만 공급량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주목할 만한 성장이 예상된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편으로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