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삼성·LG라는 고착구조 다시 생각할 때"

  “이제 한국도 삼성·LG 라는 고착적 구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봅니다.”

 27일 산업자원부 대회의실에서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부진 원인분석 및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는 디스플레이업계 전략담당 임원·사장 등 14명이 참석해, 업계 현황 및 각 사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 자리에서는 지금까지 조심스럽던 수직계열화에 대한 진솔한 의견도 터져나왔다.

 “이제 우리도 삼성·LG 양사의 R&D 공조 및 조율, 장비·부품 국산화를 위한 공동 협력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디스플레이업계는 수평적·수직적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지금이 위기라면 그 부분에서도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으로 봅니다.”

 “패널·장비·재료업체간 수직계열화가 지금까지 한국 디스플레이산업 발전에 긍적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로 인한 가격경쟁력 악화도 있었던 만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한국내에서 펼치는 1·2위 경쟁이 아니라, 대만 등 외국을 경쟁자로 생각해야 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공정기술의 차별성이 기업의 경쟁력인데 경쟁개념의 요소를 공유하는 차원으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부정적 시각도 제시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또 대만에 대한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됐다.

 “대만 장비·재료업계가 많이 발전하면서 한국으로 역수출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만 장비·재료 급성장의 배경에는 복수의 패널업계가 함께 국산 장비·재료업계를 키우기 위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으로, 대만 패널업체들은 자국업체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불사하고 모험적으로 채택해 공동 개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간담회장에서는 경쟁국에 불리하지 않도록 빠른 시일내에 디스플레이 장비·재료 관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장비업체의 M&A가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업계의 이같은 의견들에 대해 간담회를 주재한 홍석우 미래생활산업본부장은 “디스플레이업계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업계가 공동 목표를 설정해 한 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는 앞으로 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디스플레이 업계가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