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성수철인 여름 시즌이 활짝 열렸다. 그 동안 게임업체들은 세계적인 축제 월드컵과 전국을 할퀸 장마 기간 동안 묵묵히 내실을 다지며 여름만 기다렸고, 이제 드디어 치밀하게 준비한 보따리를 한꺼번에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내용도 다양하다. 예전과 달리, 유저 간담회과 업데이트는 이제 기본이다. 올해는 클로즈베타테스트(클베), 오픈베타테스트(오픈), 신작 등 기대작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며 랜파티, 전속모델 선발대회 등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이열치열’. 무더운 한 여름을 게임업체들이 더욱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게임 시장 성수기인 7, 8, 9월 여름 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게임업체들의 대대적인 시장공략이 시작된 것이다.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웹젠, 넥슨, 엠게임 등 메이저 회사 뿐 아니라 많은 중소업체들도 이번 여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힘겨웠던 봄 시즌과 월드컵, 장마 등 각종 장애물들을 넘으며 묵묵히 준비했던 승부수를 던진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엠게임이다. 엠게임은 2006년 여름을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했던 신작 2종을 조만간 전격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작품들은 ‘풍림화산(가제)’과 게임명이 미정인 MMORPG 등 2편. ‘풍림화산’은 카툰렌더링을 바탕으로 캐릭터들의 화려한 그래픽과 다양한 액션이 특징이다. 로드 무비 스타일의 인스턴스 던전 시스템과 로드 미션 시스템의 시놉시스들을 통해 게임플레이가 마치 한편의 이야기로 구성되는 독특한 방식이다.
여기에 엠게임은 ‘열혈강호’와 ‘영웅’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 ‘열혈강호’는 펫 시스템이 추가돼 유저들이 그토록 원했던 애완동물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또 원작에서 북쪽의 얼음 대륙으로 묘사됐던 ‘북해빙궁’이 새로운 맵으로 유저들에게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영웅’은 오는 8월 3일 최고 레벨이 되면 착용하는 UI와 갑옷이 변경되는 등 고레벨 유저를 위한 업데이트가 준비되고 있다. ‘귀혼’은 대규모 PVP ‘최강 문파 비무전’이 개최되며 8월경에는 2차 전직이 가능해진다. 엠게임 측은 신작 MMORPG를 추가해 게임 포털의 명가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동시접속자수(동접) 18만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작성한 ‘피파 온라인’도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네오위즈는 7월부터 장장 3개월 동안 리그를 진행하며 각종 e스포츠 대회에 참여하는 등 본격적으로 정식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매김시킬 전략이다. 또 축구 경기를 실제 관람하는 듯한 다양한 시점과 선수 이름을 표시하는 등 업데이트를 순차적으로 실시해 ‘보는 즐거움’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네오위즈는 스마일게이트와 공동사업 제휴를 통해 FPS ‘크로스파이어’를 퍼블리싱하며 오는 8월 클베를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또 ‘고고트레져’가 오픈되며 관심을 모았던 ‘레이시티’도 클베로 유저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분주한 스케줄이 마련돼 있다.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유저를 중심으로 올 여름을 난다. 8월 말까지 ‘리니지 월드 챔피언쉽 대회’가 개최돼 ‘리니지’의 최강자를 가린다. 총 상금이 2500만원으로 단일 온라인게임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또 고객 간담회가 오는 29일 서울에서 열리며 8월 중순에는 리니지 청소년 캠프가 시작된다.
이 외에도 플레이엔씨의 각종 게임들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계획돼 있으며 각종 이벤트도 덩달아 진행될 예정으로 있다.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참신한 오프라인 행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건전한 놀이문화를 발굴해 나갈 생각”이라며 “고객들의 참여도가 높아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넥슨은 보다 특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전속 모델을 선발하는 대회를 개최한다. 연기자 전문 교육 기관인 MTM과 손잡고 실제 ‘카트라이더’를 즐기는 여성 유저 가운데서 3명의 카트걸을 선발할 예정. 2004년 ‘카트라이더’ 오픈 당시 기용됐던 14세 모델 ‘우리’가 스타덤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은 바 있어, 이번 행사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넥슨의 민용재 이사는 “마케팅 차원에서 모델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직접 모델로 지원해 게임을 알리면 더욱 친근하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이 외에 CJ인터넷은 위플라이엔터테인먼트와 MMORPG ‘그라셋’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여름 시즌 중 클베를 실시할 예정으로 있으며 그리곤엔테터인먼트는 미국의 만화 케이블채널인 카툰네트워크와 함께 전세계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온라인게임을 개발한다. 또 온라인축구게임 ‘익스트림 사커’가 오픈에 돌입하고 ‘풀타임’이 클베를 시작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활발한 활동이 예약돼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여름 시장의 붐업에 따른 부작용도 뒤따르기 때문에 반드시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KTH의 박승민 M&C 팀장은 “확실히 유저들은 10대가 많고 대학생들도 방학을 하면 온라인게임의 동접은 오르게 마련”이라며 “여기에는 허수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무리한 전략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가을을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네오위즈의 신현근 퍼블리싱 팀장은 “여름 방학 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가을이고 수확의 계절 겨울이 온다”며 “여름의 효과를 이어나가 겨울에서 꽃을 피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근거한 치밀하고 전략적인 방안을 반드시 마련하고 여름 마케팅 플랜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게임산업은 여름과 겨울에 가장 활발한 활동과 신작이 쏟아져 나오는 성수기”라며 “이 기간을 발판으로 업체들은 도약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한번에 올인하는 정책보다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자신만의 색깔을 꾸준히 유지하는게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