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환경과 에너지는 서로 대립한다. 대안 없이 에너지를 소모하면 소중한 환경이 파괴되고 무작정 환경만 고려하면 효과적인 에너지 활용이 불가능하다. 이 대립의 구도를 무너뜨리는 기술이 융합신산업의 한 분야인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다.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은 에너지 자립기반을 높이고 제품 안전성을 높인다. 에너지 소비 절감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상시적 오염감시 체계를 만든다. 한 마디로 디지털 기술을 환경 및 에너지 기술과 접목한 새로운 산업 분야를 의미한다.
◇미래의 화두는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산업=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에너지에 대한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개별 국가 아닌 세계 각국의 협력과 이해가 요구되는 과제다. 환경 및 에너지 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경제적인 이유는 물론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관련 기술의 전략적 확보가 필요하다. 선진국의 무역장벽 강화와 신산업 창출 효과 등 향후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은 다양한 분야의 기초 및 응용과학이 결합된 융합기술 기반 산업이다. 크게 오염원의 검출, 처리 및 복원과 관련된 친환경 기술과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증대 등과 관련된 에너지 기술 분야로 구분된다.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의 핵심부품은 건물의 외벽이나 창 등에 설치, 빛을 전기로 변환해 에너지를 내는 ‘빌트인 타입 광전변환소자’,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방출, 제품의 성능과 수명을 높이는 ‘디지털 기기 냉각방열모듈’,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높은 효율을 내는 ‘친환경 미래광원소자’, 유해한 물질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디지털 환경검지 모듈’ 등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의 시장은 아직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지만 기존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의 현황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세계 환경산업 시장은 2005년에 6940억 달러, 2010년에 8850억 달러로 추산되며 분야별로는 환경자원 이용업의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산업 시장은 환경센서를 비롯한 친환경 디지털 기술과 더불어, 태양전지나 연료전지와 같이 전자 기술이 접목된 신재생 에너지 기술분야 등이 포함된다. 두 분야를 합친 전체 시장은 2005년 570억 달러 규모인데 향후 5년간 연평균 15% 성장이 기대된다.
친환경 분야 중 가장 크게 부상하고 있는 분야는 고휘도 LED와 디지털 환경센서 분야다. 두 시장은 2005년 236억 달러 수준에서 2010년에 334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에너지 분야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 시장 규모는 2005년 332억 달러 정도에서 2010년에는 820억 달러로 약 20%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이 가능하다고 보인다.
◇걸음마 단계인 국내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산업=우리나라가 향후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이미 강점을 갖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환경 및 에너지 산업에 접목, 차별화된 융합기술의 개발을 통한 기술선도형 고부가 산업으로의 육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센서 기술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의지가 강하다. 에너지 분야는 사업화 기술의 취약으로 인해 핵심 부품 및 소재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높은 진입장벽은 국내 기업들의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센서는 시스템과 네트워크 중심의 기술개발에 치중한 상태로 원천기술 확보는 미미한 상황이다.
빌트인 타입 광전변환소자 분야는 아직 학계의 연구 수준이다. 유기 태양전지, 염료 감응 태양전지, 박막 실리콘 태양전지, 화합물 태양전지 분야에서 학계를 중심으로 소규모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친환경 미래광원소자는 기술 측면에서는 선진국에 크게 뒤지고 이를 상품화한 조명은 가격경쟁력에서 중국에 크게 위협당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다만 삼성전기나 일진 등의 기업이 LED, 무수은 평판형 형광램프, 유기 EL,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무수은 전계방출 램프 개발을 진행하면서 희망을 찾고 있다.
디지털 가전 냉각방열모듈은 냉각팬, 히트 파이프 등의 기술을 일부 중소기업이 하고 있지만 기술 집약도가 높은 능동형 냉각 방열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은 미미한 실정이다. 디지털 환경검지 모듈 분야는 정통부 주도로 센서 노드 개발을 일부 수행중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디지털 환경센서에 대한 연구개발은 미미한 수준이다.
◇민관 협력으로 앞서가는 선진국=다른 융합신산업에 비해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은 선진국과의 차이가 크다. 일본은 7대 신산업 발전전략 산업 중 하나로 이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 중이다. 범정부 차원의 ‘뉴 선샤인 프로젝트’를 통해 태양전지 및 연료전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샤프, 교세라, 카네카 등 굵직한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센서 분야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태양전지와 연료전지 분야는 글로벌 기업 위주의 장기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추세다. 빌트인 타입 광전변환소자에서는 일본이 단연 앞서가는 가운데 미국의 ECD와 USSC, 네덜란드의 액조노벨케미컬 등에서 스테인레스 기판을 사용한 태양전지와 롤투롤 공법을 이용한 플렉서블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친환경 미래광원소자는 필립스, 오스람, GE 등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저출력에서는 LED, 유기 EL 등의 고휘도 반도체 광원, 무전극 형광등 등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오스람에서 개발한 무수은 면광원인 ‘플래논(Planon)’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가전 냉각방열모듈 분야는 선진국들이 우주항공 기술의 일환으로 국책전략 과제를 진행 중이다. 일본의 후루카와는 제한된 공간에서 열 이동이 가능한 모바일 제품용 초박형 방열 모듈을 개발, 주목을 끌었다.
디지털 환경검지 모듈은 미 국방성 주도로 2001년부터 관련 프로젝트를 시행, 주요 대학의 관련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 던슈트에서는 온도차를 이용한 무선 센서용 20㎼급 에너지 변환 모듈을 개발 중이다.
◆주목받는 기업-오토전자
국내 디지털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 중에 20년 이상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온 오토전자(대표 최준국 http://www.auto-elec.com)는 각종 자동차 관련 센서 모듈을 개발, 이 분야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 회사는 최첨단 센서 제품을 개발하여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주력 제품은 AQS(Air Quality Sensor)라고 불리는 공기 센서다. AQS는 운전 중 차량 외부에서 발생되는 유해한 공기를 감지하여 차량내부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이 센서는 오토전자가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초기 일부 고급차종에만 적용됐지만 현재 거의 모든 차종에 적용되고 있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두 개의 센서를 내장한 이 제품은 질소산화물과 일산화탄소를 차단한다.
도로상 유해 환경 모니터링과 관련한 기술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장 부품에 국한하지 않고 대기 환경 모니터링 전반에 걸친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은 습도 센서다. 차량 실내의 습도상태를 측정하여 에어컨 컨트롤러로 데이터를 보내는 습도센서 모듈이다. 승차 공간 내에 최적으로 쾌적한 습도를 유지 할 수 있게 하며, 강우 중 또는 저온에서 차량유지에 발생되는 습기로 인한 운전 장애를 방지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최준국 사장은 “센서뿐 아니라 무선통신과 그 응용제품, 광통신 네트워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기존 자동차용 전자부품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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