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진정한 자동차 선진국 도약을 위해

[열린마당]진정한 자동차 선진국 도약을 위해

 매년 여름이면 지능형 자동차 경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들의 경합 열기로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은 후끈 달아오른다.

 지난 2000년 7월 100여명이 참여했던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400명 이상의 학생이 경진대회에 참가해 지능형 자동차 핵심 기술 실력을 겨뤘다. 올 4회 대회를 마치는 동안 모형자동차이기는 하지만 자동차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노력이 사뭇 남다름을 엿볼 수 있었다.

 지능형 모형 자동차 경진대회의 행사 취지인 ‘자동차 산업의 핵심 기술인 내장형 제어시스템 설계 분야의 인재 양성의 기반 마련과 신기술에 대한 열린 도전’이 날이 갈수록 그 뜻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고 하겠다.

 내장형 제어 시스템은 비단 자동차에만 그 분야가 한정된 것이 아니다. 가전제품·로봇·항공기 등 일상생활에서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컴퓨터를 이용해 더욱 지능적인 제어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따라서 내장형 제어 시스템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이룰 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산업 형성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핵심 기술의 도입은 다양한 산업 변화를 가져왔으며, 자동차 산업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미래와 현재를 연결하는 기술의 결정체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를 갖고,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비록 최근 중국의 강력한 추격을 받고 있는 현실과 4%대의 낮은 경제 성장 기여도를 감안하더라도 자동차 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혁혁한 공을 세웠음은 틀림없다.

 20년의 발자취 속에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텔레매틱스와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의 경쟁우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브랜드와 개발능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운전자가 무선네트워크를 통해 교통과 생활정보, 긴급구재 등 각종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와 차량 내 장착된 단말기를 통해 각종 정보와 오락을 제공하는 카 인포테인먼트 분야는 국내외에서 규모가 날로 성장하고 있다. 오락이나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타이어와 같은 부품의 상태를 체크해 자동차의 안정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야말로 임베디드 제어 시스템이 반드시 발전해야 하는 필요성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자동차 솔루션 공급업체들도 우리의 첨단 자동차 분야를 주요 타깃 시장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변하고 있다. 과거의 자동차가 기계적인 장치에 불과했다면 미래의 자동차는 인공 지능적이며 첨단산업의 결정체다. 약 2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지며 200여개의 반도체가 내장된다. 이러한 임베디드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의 안전과 편리성을 높이고, 차량 이동중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으며, 부품 등의 교체 주기를 사전에 스스로 진단한다. 이러한 유용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해 주는 지능형 자동차가 연구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기술 현실이다.

 최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서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의 체계적인 로드맵의 완성은 정부 차원에서 자동차 산업 변화의 적극적인 동참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며, 향후 시장에 대한 더욱 탄탄한 입지 구축 및 새로운 시장 발굴의 의지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선진제품과 기술의 모방을 통해 선진국을 추월하는 고속성장을 달성했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경제체제 확대, 급격한 원화절상, 원천기술에 대한 외국 기업의 특허 공세 등의 위협이 가중되면서 현재의 전략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 시장 대응 전략은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새로운 추진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진정한 선진 자동차 강국으로서의 우리나라 위상을 드높이는 방안으로는 △신기술 개발과 성장 인력 발굴 △부품소재·원천기술 등 기초체력 강화 △규제개혁 및 개방을 통한 촉진 정책 추진 등이 있을 것이다.

 과거 근대화 후발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오늘날 작지만 큰 나라임이 틀림없다. 이제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위한 차세대 핵심 기술과 인력 발굴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자동차 시장에서는 작지만 강한 나라로 입지를 다져야 할 것이다.

 이재부 프리스케일세미컨덕터코리아 사장 jblee@freesc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