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그라쎌 박영신 사장

[이사람]그라쎌 박영신 사장

 “OLED 재료 분야의 기술 독립을 선도하겠습니다.”

 국내 정상급의 토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업체로 손꼽히는 그라쎌. 2000년 회사 설립 후 OLED용 유기 발광 재료의 꾸준한 개발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온 이 회사의 새 사령탑인 박영신 사장(46)의 각오다.

 데이콤 출신인 박 사장에게 OLED는 낯선 분야다. 더욱이 눈에 보이는 OLED 패널도 아니고 눈에 안 보이는 OLED 재료 분야는 더욱 낯설다. 그는 통신 전문가 출신이다. 국내 인터넷 사업의 1세대라 할 수 있다. 데이콤에서 인터넷 사업을 주도했고 차세대무선인터넷추진단장으로 와이브로 사업권 획득 업무를 맡는 등 주로 통신 분야의 신사업 개척을 전문으로 해 왔다. 산업 구조상 가장 상부인 서비스 업계 대기업에서 가장 하단인 재료 업계 벤처 회사로 옮겨 온 셈이다. 전공도 산업공학으로 재료 분야와는 거리가 멀다.

 박사장은 “워낙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1순위로 꼽히는 OLED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고 싶다”고 말한다.

 물론 그가 ‘새로운 것’만을 찾아 그라쎌에 온 것은 아니다. OLED 재료에 대한 그라쎌의 기술력과 저력에 대한 믿음때문이기도 했다.

 그라쎌은 2000년 설립된 OLED 재료 연구개발 및 생산 전문 업체로 실제 상용화 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국내 OLED 재료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유럽의 전문 업체들이 장악한 OLED 소재 시장에서 벤처 업체로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녹색과 청색 형광 재료를 OLED 패널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또 적색 및 녹색 인광 재료도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양산 공정 기술을 개발했으며 향후 능동형(AM) OLED 상용화에 대비해 인광 재료의 양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고화질 AM OLED 시장에 국내 업체인 삼성SDI와 LG필립스LCD가 세계 최초로 본격 진입하면서 국내 소재 업계도 도약의 기회를 잡고 있다.

 박 사장은 “AM OLED를 중심으로 시장이 본격 개화할 때 패널 업체들이 요구하는 고품질 재료를 즉시 공급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라쎌은 회사 인력의 70%를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웠다.

 대기업에서 신사업·벤처 관련 업무를 하며 조직 및 구성원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노하우에 대해 터득한 것도 그의 자산이다.

 박 사장은 “OLED라는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모범적인 성공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세계 정상의 부품소재 업체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