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롯데가 우리홈쇼핑 인수 시 협조 안할 것"

태광 "롯데가 우리홈쇼핑 인수 시 협조 안할 것"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태광그룹의 핵심 인사가 “롯데가 우리홈쇼핑을 인수할 경우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롯데와 태광 간 신경전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태광은 우리홈쇼핑 채널 송출의 최대 파트너다.

 태광그룹의 미디어전략을 이끄는 진헌진 티브로드 사장<사진>은 “롯데쇼핑이 우리홈쇼핑 인수 작업을 마쳤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향후 우리홈쇼핑의 채널 송출 등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협력 안 한다”고 1일 말했다. 진 사장은 태광산업그룹의 미디어전략을 이끄는 핵심 인사다. 티브로드는 태광산업계열 MSO인 19개 SO의 300만 가입가구를 위탁 관리하는 업체다. 사실상 태광그룹의 MSO를 이끄는 인물인 셈이다.

 진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향후 우리홈쇼핑 채널에 대해 송출 재계약 등이 어려울 수 있음을 밝힌 것으로 주목된다. 진 사장은 올해 말 있을 우리홈쇼핑과 태광그룹의 19개 SO 간 채널 송출 재계약에 대해 “송출 수수료 등 호의적인 부분이 아니면 굳이 송출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고 “홈쇼핑채널은 의무송출 채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롯데쇼핑이 이번주 우리홈쇼핑의 주주인 경방과 그 우호지분을 합친 53%를 4300억원선에서 매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에 태광그룹은 지난해 아이즈비전 지분 19%를 900억원 정도에 인수한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 현재 46%를 보유한 우리홈쇼핑 1대 주주다. 그간 투입한 금액만 22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롯데쇼핑이 53%를 확보하면 태광으로선 우리홈쇼핑 경영권 확보가 물건너가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호진 태광산업 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조카사위인 점을 들어, 롯데와 태광 간 협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즉 롯데가 태광의 지분을 되사주거나 태광이 우리홈쇼핑 경영에 일부 참여하는 등 협력방안을 마련했다는 것.

 진 사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이라고 말했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따로 이 회장과 롯데 측이 회동한 바 없다”고 밝혔다.

 300만 가구의 국내 최대 MSO인 티브로드가 올해 말 우리홈쇼핑과 송출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홈쇼핑의 경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