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 우주인 양성 사관학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0여㎞ 떨어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GCTC, 스타시티)를 이르는 말이다.
지난달 30일 러시아 모스크바로부터 800㎞떨어진 플레세츠크에서 아리랑 2호 발사를 돌아본 뒤 국회 과기정위 홍창선 의원과 임상규 과기혁신본부장, 최영락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을 비롯해 30여 명이 방문한 GCTC는 첨단 장비를 갖춘 곳이라기 보다는 ‘튼튼하고 안전한’ 우주장비 훈련 모듈을 보유한 실습장을 연상케 했다.
GCTC 프레스센터 알렉 알베르토 비쉬 부책임자는 “지난 25년간 단 한 건의 훈련사고도 없었다”며 “올해 9월 60대 2명을 포함해 3명의 우주 여행객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낸다는 계획하에 훈련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80년대 초부터 조성되기 시작해서인지 중력가속도 훈련동과 소유즈 모의비행동, 우주인 유영수조 훈련동 등 건물은 허름했다. 그러나 건물 내부의 장비는 지난 89년까지 위성만 2000여 개를 쏘아올린 러시아만의 독특한 연구와 실험의 소산물인 듯 육중하고 견고해보였다.
민간인의 안내에 따라(군 보안시설이어서 곳곳에 군인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 처음 들어선 ‘중력가속도 훈련장’은 회전축을 중심으로 반경 18m 크기에 305톤 무게의 육중한 파이프 모형 중력 가속기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자못 위압적이다.
홍창선 의원이 비상상황에 대한 교신장치가 따로 있느냐고 질문하자 안내 책임자는 “원심력을 이용해 최대 18기압의 변화에 대한 훈련을 하고 있지만 비상벨을 누를 경우 급정거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말했다.
방문단의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장비는 5개의 모듈을 붙여놓은 우주 정거장 실험모형과 우주복이었다. 우주정거장인 미르와 똑같이 꾸며놓았다.
미르 실물 모형은 본체 무게만 136톤에 길이가 42m나 된다. 반평 크기의 화장실과 서서 잠자는 수면실, 식탁, 운동을 위한 러닝머신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우주 공간에 떠서 우주인이 활동하는 모습 그대로 재현해 볼 수 있다.
특히 무게 140㎏의 우주복을 둘러본 임상규 본부장은 “압력과 온도, 산소공급 등 기능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등 생명 보조장치가 2, 3중으로 갖춰져 있는게 인상적”이라며 장비를 꼼꼼히 살펴봤다.
GCTC 관계자는 “미국은 우주복을 수시로 점검하지만, 러시아 제품은 유효기간이 5∼6년이나 된다”며 “제품의 견고함과 안전성 면에서 미국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이런 시설을 보유하게 될까. 시설을 보고 돌아나오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모스크바=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