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은 선두 사업자, 꼴찌의 계속된 선전.’
이동통신 3사의 올 상반기 실적에 대한 총평이다. 1·2위 사업자인 SK텔레콤·KTF는 엄청난 출혈에도 불구하고 가입자수·매출액에서 미미한 성장에 그쳤다. 반면에 꼴찌 LG텔레콤은 지난해에 이어 무서운 기세로 가입자 확대에 나서 독보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더욱이 동기식 IMT2000 사업권 취소에 따른 출연금분을 상반기 실적에 전부 반영함으로써 하반기에는 ‘나홀로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 유일한 실적성장=이동통신 3사 모두 상반기에 엄청난 마케팅비용을 쏟아부었지만 LG텔레콤만 화려한 실적을 냈다. LG텔레콤의 서비스 매출액은 1조4654억원으로 이런 추세라면 올해 3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2조5000억원. 실제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 948억원 흑자에 당기순익은 1954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176억원을 감안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1124억원, 또 IMT2000 사업권 취소에 따른 출연금 전액인 3234억원을 고려하면 사실상 당기순익은 1062억원에 이른다. 1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한 곳은 LG텔레콤이 유일한 셈이다. 급증한 마케팅 비용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KTF의 우량 가입자가 대거 유입된 덕분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하반기에도 LG텔레콤은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순증 가입자 목표치인 40만명의 77%에 해당하는 30만여명을 이미 지난 7월 말 달성한 만큼 가을께면 전체 가입자 수 690만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KTF 어두운 전망=SK텔레콤은 상반기 매출 5조1780억원에 710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 하반기 5조2220억원보다 줄었고, 당기순익도 작년 상반기나 하반기에 비해 모두 급감했다. 더욱 어두운 대목은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도 주춤하고 있다는 점. 6월 말 현재 ARPU는 4만374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3331원보다 약간 증가했지만 12월 4만4984원보다 줄어들었다.
올 하반기에도 통신위의 고강도 규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입자 이탈 방어에 주력해야 하는 처지에서 성장 기반인 무선인터넷 데이터 매출도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KTF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상반기 서비스 매출이나 ARPU는 제자리걸음이고 역시 이익은 급감했다. 여기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WCDMA/HSDPA 투자가 집중되는 등 돈 쓸 일만 남았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KTF의 실적악화가 하반기 IT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통상 하반기에 투자가 몰리기는 하지만 올해는 급증한 마케팅 비용이 더 문제”라며 “그러나 투자는 대외적인 약속이고 국내 IT 경기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지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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