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음악 저작권료 이통사서 직접 받겠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지명길 http://www.komca.or.kr)가 그간 모바일 음악 콘텐츠 제공업체(CP)로부터 개별적으로 징수했던 모바일 음악 저작권료를 오는 10월부터 이통사 매출 데이터를 토대로 직접 받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통사를 통해 직접 징수하면 이통사 마케팅 및 CP 마케팅 비용이 매출에 포함돼 현행보다 많은 저작권료를 낼 수밖에 없어 CP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악저작권협회는 SK텔레콤 ‘준(JUNE)’이나 KTF ‘핌(FIMM)’ 등을 통해 서비스되는 모바일 음악 서비스와 벨소리·컬러링 등 콘텐츠 서비스에 대해 개별 CP를 통해 정산했던 저작권료를 10월부터 이통사를 통해 직접 정산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이통사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CP업계는 이번 방침이 직접 계약 당사자인 CP를 배제한 채 진행됐고 마케팅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CP업계의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처사라고 밝히고 있어 적지 않은 갈등이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부터 일괄 징수=저작권협회 한 관계자는 “현재 10월 1일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SK텔레콤과 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했다”며 “이번 방침의 핵심은 저작권료 정산을 더욱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데 있기 때문에 CP들이 크게 반발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개별 CP한테서 일일이 저작권료를 징수하는 것보다 이통사 매출 데이터를 토대로 정산하는 것이 더욱 투명하고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저작권협회는 정산 시기가 늦어졌던 그동안의 관행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P, 일방적인 처사다=모바일 음악 CP들은 이번 방침이 업계의 현실을 무시하는 일방적인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모바일 음악 CP들은 한국모바일음악산업협회(회장 이동걸)를 발족했으며, 이를 통해 조직적으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CP업계는 이통사 매출을 통한 저작권료 정산시스템이 불완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협회가 저작권을 보유한 관리 음원과 비관리 음원을 철저하게 분리 정산해야 하는데, 이통사 매출 자료를 토대로 정산할 경우 CP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음악 서비스 대부분에 저작권료를 지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작권협회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도 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또 모바일 음악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이통사 마케팅 비용과 개별 CP 마케팅 비용이 매출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러한 마케팅 비용은 저작권료 정산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CP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방침은 CP들이 직접 정산하는 것을 믿지 못하는 저작권협회가 주도하고 있는데 원칙적으로 이에 반대하며 문화부나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뒤 “이 방침대로 간다면 어렵게 유료화한 모바일 음악 시장이 망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실적 방안 마련 절실=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음악 시장은 데이터 통화 요금을 포함해 연간 약 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나마도 지난 2004년 이후 시장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있으며 영세 CP가 올해 들어 자취를 감추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투명한 저작권료 징수도 중요하지만 모바일 음악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계적인 도입과 같은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이통사·저작권자·CP가 대등한 처지에서 조율할 수 있는 협상 테이블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