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업체들이 극심한 개발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팹리스업체들은 산업자원부의 골드카드제도나 정보통신부의 IT카드제도 등 정부의 해외 우수인력 채용 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해 개발인력을 인도에서 채용하는가 하면, 인도에 연구소를 설립해 특정부분의 개발을 맡겨 인력난을 해소하고 있다.
이들이 채용하는 인력들은 대부분 인도 소프트웨어 인력들로, 인도 엔지니어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이미 선진업체들에 의해 검증돼 있다. 그동안 국내 인도 인력들은 대부분 전자상거래 등 시스템 분야에 종사해왔으나, 국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산업의 성장과 소프트웨어 중요성 확대로 반도체 개발분야로의 진출이 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지원제도를 활용하면 비자도 쉽게 받고 체류기간도 3년으로 연장할 수 있는데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는 이들의 연봉을 최대 40%까지 지원해 주고 있는 것도 중소기업들이 인도인력의 채용을 늘리고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인도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인 한 업체 사장은“인도의 소프트웨어 관련 학사 인력들은 국내 석사 인력과 같은 실력을 가질 만큼 뛰어나, 팹리스 업체들도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이들을 적극 채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지원제도를 활용해 해외 우수인력을 채용하려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이마저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인도 개발인력을 활용해 성과를 본 업체들로는 애트랩, 유비시스테크놀로지, 텔레칩스 등이 대표적이다. 애트랩과 유비시스는 두 명의 인력을 채용, 신제품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텔레칩스는 인도 IP업체와의 협력과 이들 인력의 지원으로 개발기간을 3개월 이상 단축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들이 돋보이면서 인도 주요 소프트웨어업체의 한 파트가 한국 팹리스의 개발업무를 전담하는 사례와 국내 팹리스가 연구소를 인도에 직접 설립하는 사례도 생겼다.
코아로직은 인도의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와 손을 잡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인도 업체에는 코아로직 전담팀 50여 명이 코딩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넥서스칩스는 3D 콘텐츠와 3D 엔진에 관련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인도에 연구소를 설립했다. 어보브반도체도 올 말까지 인도에서 개발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이들을 적극 채용할 계획이다.
최원 어보브반도체 사장은 “인도에는 우수인력들이 정말 많다”며 “인도는 시장까지 크기 때문에 법인을 인도에 설립하면 인력난 해소와 판매시장 개척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단순채용보다는 법인설립의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