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상반기 수세…하반기 공세로 갚겠다"

3일 KT의 2분기 실적 발표 및 콘퍼런스콜은 한마디로 ‘상반기 수세, 하반기 공세’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KT가 상반기에는 이동통신에 의한 유선전화 대체 현상이 가속화되고 신성장 사업을 위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아 고만고만한 실적을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2조원이 넘는 투자, 결합상품 출시, 공세적 영업 등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반기 공세적 영업 예고=권행민 재무실장(CFO)은 매출 위협요소로 여겨지던 LG텔레콤의 기분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초고속인터넷 사업, 인터넷전화 확산 등을 두고 “검토 결과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하반기에는 공격적 영업을 전개할 것임을 내비쳤다. 권 실장은 기분존에 대해 “접속료 틈을 이용한 상품으로 통신 사업자 간 접속료를 재조정한다면 결코 이 서비스가 유리할 수 없다”며 “현재 접속료가 유지되는 것을 가정한 한시적 상품이기 때문에 (접속료가 재조정된다면)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SO에 대해서도 “과거와는 다른 환경에서 사업을 하게 될 것”이라며 “가격, 이용자 보호, 품질 규제 때문에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실장은 이어 “하반기에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통해 49.5%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며 KTF와 공조, DMB와 고가 슬림폰 등 고가 단말기를 중심으로 고객 유치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하반기에는 영업비용 상승이 예상돼 상반기만큼 비용 절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해 하반기에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게 될 것임을 암시했다.

 ◇투자, 이어질까=3조원의 올해 투자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이미 상반기에 7500억원을 와이브로, 초고속인터넷망과 IPTV 등에 투자했다.

 약속대로라면 하반기에는 2조1500억원을 집중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대단히 신중하게 시장과 맞추고 있다”고 덧붙여 투자조정위원회를 통한 투자 액수 변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상반기 와이브로 투자도 추상적으로 집행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KT는 설비 투자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1년간 대KT 규제가 강했기 때문에 전략을 펴기 어려웠으나 규제 완화 조짐이 있어 투자를 통해 규제기관에 호응하는 모습을 더는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것. 타임 투 마켓에 맞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영주 동부증권 연구원은 “KT 내부에서 (시장 상황 변화로) 와이브로에 과도하게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실적, 수세적 상황=이날 발표한 2분기 실적은 매출 2조9557억원, 영업이익 5702억원이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4591억원과 342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1.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8.1%, 경상이익은 36.1%, 당기순익은 52.9% 늘었다. 상반기를 종합하면 매출 5조8533억원 및 영업이익1조2349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대비 30%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조철우 한화증권 연구원은 “KT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측보다 잘 나왔지만 임금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아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매출 성장성도 미지수기 때문에 작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즉 2분기 실적만으로 본다면 분명 놀랄 만한 수준임이 분명하지만 3·4분기까지 종합적으로 예상하면 총매출(11조 7000억원)과 영업이익(1조 6000억원) 목표를 상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