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산조직들이 다른 부서의 지원 기능에 머물렀다면 이제 IT본부는 현업과 새로운 금융 상품·서비스를 리드해야 하는 위치에 와 있습니다.”
지난 1월부터 최고정보책임자(CIO)로서 IT본부를 이끌고 있는 서재화 기업은행 부행장(53)은 16년의 IT 업무경력과 10여년의 영업점 경험을 넘나들며 기업은행의 IT와 현업 비즈니스간 화학적 융합을 꾀하고 있다.
1977년 입행 후 정기적금 시스템 등을 개발하면서 IT와 인연을 맺은 서 부행장은 차세대개발실장과 정보시스템부장을 거치며, 차세대 시스템 개통(2004년), 주전산센터 이전(2005년) 등 기업은행의 굵직한 IT현안을 이끌었다. 올 들어서는 기존 본점을 무인원격 환경의 IT백업센터로 전환하는 데 성공해 연간 24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낳기도 했다.
그는 “이제 은행 경쟁력의 새 지표가 된 IT는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지원할 때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고 강조하고, 최근 새로운 기업금융 서비스로 큰 관심을 불러온 기업 자산관리서비스(CMS)처럼 은행과 고객의 IT, 그리고 원가분석·영업전략 컨설팅 등 은행서비스가 결합된 모델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약 한 달 후면 차세대 시스템 개통 2주년을 맞는다. 그는 “그동안 현업에서 새로운 상품개발과 서비스를 요구하면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걸렸던 것이 불과 수일만에 완성되고, 다양한 비정형 자료에 대한 요구도 수시간 내에 데이터 추출과 분석을 거쳐 보고서 작성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변화된 업무환경을 요약했다.
“차세대시스템의 성공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신구 시스템간 이행이 매우 중요하다”는 그는 특히 과거의 계층적데이터베이스(HDB)를 관계형(R)DB로 전환하면서 데이터 정합성을 유지하는 게 관건임을 강조했다.
“CIO는 더 이상 최고기술책임자(CTO)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신기술을 접목해 지속적으로 업무와 서비스에 창조성을 주고 때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안목까지 가져야 합니다.”
이 같은 CIO 역할론을 강조한 그의 집무실에는 올해 IT본부가 수행해야 할 10대 중점 추진사항이 걸려 있다. △무인원격 자동백업센터 구축 △IT금융전문가 집중훈련 △보안시스템 재구축 △정보계 재구축 △CMS 시장 선점 등이 이미 상반기에 완성됐거나 진행중이며 중장기 과제로 △은행 경쟁우위 핵심전략 사업 지원 △IT예산·비용절감 대책 창안 △신기술·신경영 도입 △본부·영업점 현장의견 반영 △수익창출 사업본부 전환 시도 등이 제시돼 있다.
그는 “하반기에는 ISO인증 획득 등을 통한 품질관리·보안의 글로벌화, 종합수익분석·성과관리·자산관리 등을 위한 정보계 시스템 정비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는 다음달 개통을 앞둔 통합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과 연계돼 은행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