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9월부터 배전 독립사업부제 전환…부문별 영향은

 한국전력이 9월부터 9개 사업 지사에 대해 독립사업부제를 시행키로 하면서 이에 따른 한전과 중전기기업계, 일반 소비자의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전 독립사업부제는 지난 2001년 발전부문 분할에 이은 국내 전력산업의 일대 전환점으로 꼽히고 있다. 독립사업부제는 한전 사업부별 내부 경쟁 강화와 경영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중전업계는 새로운 제도 시행의 영향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체다. 전력 소비자들에게는 일단 장점이 많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한전, 내부 경쟁 불가피=산업자원부와 한전은 배전부문 민영화보다는 독립사업본부제를 택했다. 수년 간의 연구 용역을 통해 전력산업의 완전 민영화보다는 안정성을 어느정도 확보하자는 데 무게를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립사업부제는 사업부별 내부 경쟁을 강화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독립사업부제 대상인 전남과 충남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본부로, 각 사업부별 정확한 평가 시스템 마련 등이 없다면 내부 반발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 관계자는 “일단 서울남·인천·경기 등 9개 지사에 독립사업부제를 도입하고 경기북·강원 등 7개 지사에는 현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2년간 사업부와 지사 체제를 병행 운영한 후 최적의 사업부제 운영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전 업계, 옥석 가리기=한전의 배전 독립사업부는 경영 계획 수립은 물론·인사·예산·조직 운영권을 모두 갖는다.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전업계에 대해 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 고루 나눠주던 발주 물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산업진흥회 고위 관계자는 “중전업계는 하나의 대형 수요처를 갖던 것에서 중소 발주처 여러개를 갖게 되는 셈으로, 여러 사업부에 개별로 마케팅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우량업체에는 기회가 많아지겠지만 경쟁력 없는 중전업체들은 도퇴되는 옥석가리가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전KDN 관계자는 “전체 발주 물량이 커지지 않더라도 우량업체·신기술 확보 기업에게 호재가 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다만 각 독립사업부가 경영 성과를 따지며 설비 투자를 줄인다면 중전업계에는 가장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 이익과 선택권은 강화=한전은 독립사업부제가 전력사업의 공영성과 민간 경쟁을 절충한 결과라고 밝혔다. 민영화를 택하지 않은 대신 민간부문과의 경쟁 여지는 확대키로 했다.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기를 직접 구매하는 대상을 현행 5만㎾ 이상에서 3만㎾로 확대했다. 중장기적으로 민간 배전 판매 사업자의 신규 진입도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보다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독립사업부제는 전력산업의 혁신을 위한 조치로 마련됐다”며 “독립사업부간 경쟁에 따라 전기요금은 싸지고 정전도 크게 줄어드는 등 일반 사용자의 편의가 크게 개선될 수 있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