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보드게임머니 현금거래 중단 의미와 전망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게임에 대한 사이버머니 현금거래가 사라질 것으로 보여 게임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김영만)는 이른바 고스톱머니의 현금거래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게임아이템거래 중개사이트인 아이템베이를 비롯해 아이템플포, 폰즈, 아이템팝, 아이템크레이지, 아덴코리아 등과 최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따라 이들 아이템 중개사이트는 1일부터 고스톱머니의 현금거래를 중단했다. 그러나, 웹보드게임 사이버머니의 현거래가 중단될 경우 유저이탈과 반발이 불가피하며 게임포털의 매출 및 수익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게임머니의 현금거래를 근절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그러나 게임머니 중개사이트와의 불협화음과 유저들의 반발로 현금거래 근절은 요원한 일이 돼 왔다. 정부에서도 게임머니 현금거래로 인한 게임의 역기능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어 근절책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 왔다.



때문에 이번 게임머니 현금거래 종결에 대해 업계와 정부는 대환영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게임머니 현금거래 종결로 인한 업계의 매출감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고스톱머니의 음성거래 확대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머니의 현금거래 중단은 문화적 측면에서 대 환영할 일이지만산업적인 측면에서는 파장이 만만치않을 것”이라고 입을모으고 있다.게임머니의 현금거래는 그동안 게임중독 등의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왔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현재 아이템거래 사이트 중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템베이에서 거래되는 웹보드 온라인 고스톱·포커 게임의 게임머니만도는 연간 150억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매년 거래 규모가 확대돼 왔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게임협회와 주요 아이템거래 사이트가 전략적으로 ‘거래 중단’이란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은 배경이 무엇일까.

이는 우선 사회적인 분위기에 편승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사행성PC방이 철퇴를 맞으면서 고스톱·포커 등에 대한 대국민 정서가 반감정으로 치달으면서 아이템거래 사이트들이 위기 의식을 느낀 것이 이번 협정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이미 게임업계의 경우 게임머니의 현금거래를 없애기 위해 지난해부터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이템거래 사이트들이 매출 감소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 실행에 옮기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 분위기는 웹보드 게임인 고스톱·포커 등의 사행성 행위를 아이템거래 사이트들이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아이템거래 사이트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라도 협회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정부의 아이템 현금거래 행위에 대한 철퇴 의지도 게임머니의 현금거래 금지를 촉발시킨 원인이다. 최근 검찰에서는 아이템 현금거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할 계획임을 시사했고 세무당국도 아이템 거래 사이트의 세무조사를 펼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같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아이템거래 사이트들은 손실은 있지만 다른 아이템 거래로까지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 차라리 웹보드 게임의 게임머니를 근절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웹보드 게임인 고스톱·포커 등의 게임머니가 현금거래가 근절되면서 여러가지 여파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간 수 천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웹보드 게임인 고스톱·포커 게임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로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와함께 이용자 수도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생각보다 그리 큰 매출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자 수 급감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

게임머니의 현금거래가 근절되면 부정적인 영향도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게임머니의 암거래 시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현금거래를 통해 수익을 얻었던 일부 유저들이 아이템거래 사이트에서 게임머니를 현금화 시키지 못한다고 해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암시장 형성을 주도, 새로운 현금거래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다.

업계는 이 부분에 주목,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이와함께 자칫 이번 결정이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거래 규제로까지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정부내에서 이같은 논의가 진행중인 상태이고 협회 내에서도 아이템거래 규제와 관련 토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성급하게 규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이번 협정이 시행되면 건전게임 문화 조성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이 대중들의 놀이문화로 정착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게임머니의 현금거래가 건전게임 조성에 발목을 잡는 핵심 키워드였던 만큼 이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임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내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이번 결정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와함께 게임업계에 대한 이미지도 제고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산업이 정부가 발표한 10대 성장동력으로 성장했고 2010년까지 ‘세계 3대 게임강국’ 실현을 외치는 수준까지 올라섰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계기로 게임업계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뜰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가 과감히 매출감소 등을 감수하고 현금거래 근절의 기치를 내건 것도 이미지 제고의 이유가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게임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했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업계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게임산업이 더욱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온라인 웹보드게임의 아이템현금 거래 유경험자가 전체 게임이용자의 2.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온라인 웹보드게임을 이용하는 420만명을 대상으로 아이템 현금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아이템현금 거래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2.6%인 10만9200명이었다고 밝혔다. 상습적으로 아이템현금 거래를 하는 사람은 0.05%(2100명)에 불과했다.

또한 응답자 중 웹보드게임을 유료로 이용하는 비율은 26만4000명으로 6.2%만이 게임 이용시 현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협회는 게임머니를 현금화시키는 경우가 예상보다 적어 이번 아이템거래 사이트에서 게임머니의 현금거래 근절로 인한 업계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온라인 웹보드 게임의 현금거래 시장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지만 3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아이템베이가 아이템거래 시장의 60%인 점을 감안할 때 아이템베이에서 온라인 웹보드 게임의 매출이 150억원이기 때문에 대략 이를 근거로 추산하면 300억∼400억원선이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