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형 프로세서가 한꺼번에 출시되면서 서버 업계가 이에 대비한 새로운 제품 라인업 구축에 나서고 있다.
주요 서버 업체는 올 하반기가 최근 3년 내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대규모 제품 교체 시기에 대비한 판매와 유통 전략을 새롭게 가다듬는 등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신형 프로세서 출시는 대형 서버에서 소형 서버까지 전방위에 걸쳐 있어 시장 순위를 뒤바꿀 변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제품 라인업 전면 교체=전 서버 업체의 신제품 출시가 8·9월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단순 업그레이드 수준이 아닌 신형 프로세서를 탑재한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대부분이다.
인텔 아이테니엄2 듀얼코어가 출시되면서 한국HP·한국후지쯔·한국유니시스·LG히다찌 등은 다음달 일제히 신형 중대형 서버를 선보인다.
같은 시기에 한국후지쯔와 한국썬 두 회사도 본사가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한 리스크 기반의 새 유닉스 서버 ‘APL’를 론칭한다. 한국IBM도 이달 11일 파워 프로세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파워 5+프로세서’ 기반 하이엔드 서버를 출시할 계획이다.
x86 서버 업체의 라인업도 바뀐다. 인텔은 x86 서버용 칩으로 신형 제온 듀얼코어 프로세서(우드크레스트)와 벤슬리 플랫폼을 내놓았고 주요 서버 업체가 이를 탑재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AMD코리아도 이르면 오는 16일께 신형 서버용 칩 옵테론(Rev.F)을 발표할 계획이다.
◇신제품으로 급속 이전=벤더마다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신제품의 시장 연착륙과 기존 제품의 적정 수준 재고 유지, 악성 재고 처리 등에 관한 일련의 전략 수립이 시급해졌다.
관련 업계는 국내 서버 총재고 규모가 500억∼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환 한국후지쯔 부장은 “구제품에서 신제품으로 넘어가는 제품 트랜지션(이전) 기간이 얼마나 될 것인지가 관건인데 제품마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서버 업계는 아이테니엄2 듀얼코어의 제품 이전 기간이 상당히 짧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가 늦어지면서 대기 수요가 적지 않고 입찰제안서(RFP)에 아이테니엄 듀얼코어 스펙을 정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
한국HP 관계자는 “e비즈니스 스위트 등 오라클 제품 인증이 모두 끝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기존 리스크 칩에서 아이테니엄 칩으로 넘어오는 고객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면 한국HP에서 아이테니엄과 리스크 판매 비율이 70 대 30으로 크게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x86 서버 업계의 신제품 이전 기간은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x86 서버 재고 처리 문제 등을 고려해 신제품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움직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인텔 채널 업체인 테라텍의 공영삼 사장은 “재고 문제가 거의 없는 인텔 채널사는 벤슬리 플랫폼 판매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면서 “SCSI 인터페이스를 써왔던 고객이 SAS 인터페이스 기반의 밴슬리로 넘어가는 데는 레퍼런스 확보라는 검증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버 구입은 오히려 적기=x86 서버는 소비자로서는 지금이 서버 구입 적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의설 한국정보공학 상무는 “유통 업체는 신형 제품으로 넘어가기 전 기존 제품을 대폭 할인하며 신제품과 가격 차이도 최대 30∼40% 날 것으로 본다”면서 “신형 제품을 고집하는 고객이 아니라면 제품 교체 주기를 잘 활용해 좋은 가격에 서버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준 코오롱정보통신 팀장은 “업체마다 제품 교체 주기가 빨라지고 경쟁도 치열해져 하드웨어 구매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