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개혁위 인맥, 방통융합시대 역할 시선 집중

 최근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지난 99년 방송 규제 및 제도 개편을 주도했던 방송개혁위원회(방개위) 출신 인사들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방개위 출신들이 통신·방송 융합 시대에 들어서면서 규제·정책은 물론이고 산업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역할을 담당하며 새 인재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개위 출신 중 현재 국회, 부처 및 기관, 산업계 등에서 활동중인 인사로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인 이경숙·우상호 의원(이상 열린우리당), 주동황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석호익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 오지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조재구 중화TV 이사장·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이상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 김성호 KBS인터넷 사장, 엄민형 KBS DMB팀장, 이춘발 KBS 이사, 김영배 티유미디어 상무 등이 있다.

 실행위원과 전문위원 출신 중에서만 국회의원 2인, 장·차관급 4인, 방통융합추진위원 2인, 기관장 2인(차관급) 등이 배출된 셈이다. 특히 방송위원회는 통합방송위 체제로 들어선 2000년 이래 1기 방송위의 강대인 방송위원장(방개위 당시 실행위원장), 2기 이효성 부위원장, 3기 주동황 상임위원 등 연이어 방송위원의 자리에 올랐을 정도다.

 ◇통·방 융합 논의 기초를 다진 방개위=국민의정부 시절 방송 개혁 및 구조 개편을 추진한 기구가 방송개혁위원회다.

 지난 98년 12월부터 3개월간 활동을 통해 당시 공보처의 방송 인허가권을 현재 방송위원회로 이관하는 한편 종합유선방송위원회와 방송위 통합, 위성방송 도입 결정 등을 일궈냈다. 현재의 방송 규제 구조인 통합방송법과 통합방송위를 태동시킨 주체다.

 방개위는 위원 14인과 산하에 실행위원 30인, 전문위원 8인을 뒀다. 14명의 위원은 강원룡 크리스챤아카데미 이사장을 비롯해 강대인 교수, 성낙승 불교방송 사장, 박범신 소설가 등 각계 명망가로 구성돼 있다.

 이들 명망가를 지원하는 조직인 실행위원과 전문위원은 분야별 전문가로 채워졌다. 방개위 활동이후 7년간 이들 실행위원과 전문위원이 각계에서 약진을 거듭해온 셈이다.

 ◇융합 시대 새 핵심으로=최근 출범한 방통융합추진위에선 당시 방개위 실행위원이던 조재구씨가 추진위원 겸 기구·법제 분과위원장에, 전문위원이던 김국진·김진홍씨가 각각 추진위원과 전문위원에 포함됐다.

 뉴미디어 산업을 이끄는 핵심 자리에도 여러 명이 포진해 있다. 지상파DMB의 엄민형 KBS 팀장과 위성DMB의 김영배 티유미디어 상무는 각각 매체의 태동 전야부터 참여해온 주역이다. 인터넷방송 분야엔 김성호 KBS인터넷 사장이 있으며 케이블TV엔 오지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있다.

 학계에서도 이들의 입지는 탄탄해 2기 방송위 부위원장을 지낸 이효성 교수(성균관대)와 3기 위원으로 선임된 주동황 교수(광운대)를 비롯해 주정민(전남대)·정윤식(강원대)·강상현(연세대)·이필상(고려대)·김학천(건국대)·김승수(전북대)·조병양( 한양대)·김도연(국민대) 교수 등은 학계의 대표적 인사로 꼽힌다.

 이경숙·우상호 의원 등도 방개위 활동 후 국회로 진출, 문화관광위원회에서 뉴미디어 및 통·방 융합 정책 활동을 활발히 펼쳐 왔다.

 방개위 출신들은 일년에 1∼2회 모여서 친분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당시 실행위원이나 전문위원을 분야별 전문성과 대표성을 갖춘 인력으로 꾸렸는데 이런 맥락에서 그후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