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선용 소프트웨어(SW)가 일본 열도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0년에 설립된 선박용 철강판 최적화 설계 SW 개발사 캐드윈시스템(공동대표 김철환·신정훈 http://www.cadwin.co.kr)이 그 주인공이다.
캐드윈시스템이 개발한 ‘캐드윈 네스팅(Nesting)’은 지난 2001년 개발 보급된 이래 현대미포조선·두산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업체에 채택돼 현재 국내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선박제조에 필요한 철판 제품을 구매할 때 이 SW를 이용하면 미리 최적화된 사이즈를 설계할 수 있어 가장 알맞은 부품 구매가 가능하다.
최근 주목할 점은 일본 시장 공략이다. 지난 2003년부터 일본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해 지난해 말 드디어 시장이 뚫리기 시작했다. 올해 일본 시장에 공급할 물량만 10억원 어치로 이미 혼다조선과 미우라조선 등에 2억원 규모의 물량을 공급했고, 하반기에 쓰네이시조선과 이마바리조선·사세보중공업 등에 5억원 어치가 깔릴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30여개의 동종 SW가 있고 일본에는 10여종의 자국 SW가 애용되고 있는 상황. 한국산 완성품 SW가 일본 조선업계에 채택돼 사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들 조선소는 일본 뿐 아니라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의 대기업이다. 이들 기업이 15∼18카피 규모의 물량을 주문한 것은 해당 조선소 산하 대부분의 사업장에 이 SW를 깔아 사용하겠다는 것이기에 의미는 더욱 크다.
또 SW를 공급한 후 업그레드 및 유지·보수에 따른 추가 수익도 짭짤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캐드윈시스템은 향후 2년 정도면 일본 유수 조선소와 중공업에 캐드윈네스팅을 공급, 일본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중국과 베트남에도 2∼4카피씩 공급했고 추가 수출 상담이 진행중이다.
일본 시장의 성공적인 공략은 신정훈 사장의 남다른 인맥관리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신 사장은 “일본 조선업계에 지명도 높은 사람을 소개받으면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국적을 떠나 조선업계의 선배로 예우하며 많이 배우려는 자세로 임했다”고 말했다.
캐드윈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은 국내에서만 10억원가량이다. 올해는 국내외를 합해 20억원 이상의 매출이 목표다. 제조업에 비하면 큰 액수는 아니지만 SW 특성상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두 명의 공동대표가 의기투합해 차렸고, 마치 맏형처럼 12명의 직원을 돌보며 촉망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곳이 캐드윈시스템이다.
신 사장은 “일본과 중국·동남아 각국의 조선사를 돌며 가파른 성장 속도와 양적 질적 확대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을 무대로 활약하며 국내 조선 소프트웨어 업계의 성장을 견인하는 리더로 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