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신병기로 상대 텃밭 공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디지털TV(DTV) 2중대’ 띄우기에 나섰다.

 LG전자가 최근 상대적으로 열세인 LCD TV 시장에 ‘풀HD’ 신제품으로 포문을 열자 삼성전자는 ‘무선 PDP TV’라는 신병기로 LG전자 ‘텃밭’인 PDP TV시장에서 반격하기로 했다.

 이는 지금까지 주력 분야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상대 텃밭 공략을 자제하던 일종의 ‘불문율’이 깨지는 것이어서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주 PDP TV 신제품을 전격 출시, PDP TV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이는 신제품은 무선 통신기술을 탑재한 ‘무선(wireless) PDP TV’로 각종 음향(AV)기기를 선없이 연결할 수 있는 신개념 TV다.

 특히 LCD TV에서 디자인을 강조한 ‘보르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에 착안해 복잡한 배선을 없앤 깔끔한 인테리어로 승부수를 던질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 상반기 화질을 크게 개선한 ‘데이라이트 플러스’를 내놓고 무선 PDP TV까지 라인업을 갖춤으로써 LCD TV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PDP TV 매출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이에 맞서 삼성의 텃밭격인 LCD TV 시장 기습에 나섰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보다 먼저 37·42인치 풀HD LCD TV를 출시하고, 이례적으로 고객을 상대로 체험 로드쇼까지 펼치는 등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CD TV가 HD를 넘어 풀HD로 빠르게 재편되는 추세여서 향후 LCD TV 시장은 풀HD 주도권으로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약세를 면치 못한 패널 계열사 밀어주기와 연계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TV세트 판매 확대로 모듈 부문에서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LG필립스LCD와 삼성SDI에 힘을 실어준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두 회사가 각각 신병기로 들고 나온 제품들은 상대가 이미 보유한 기술이어서 얼마나 파괴력을 가질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40·46인치 풀HD TV ‘모젤’ 시리즈로 LCD TV 시장 수성에 나설 채비고, LG전자도 올해 초 CES에서 ‘무선 PDP TV’로 혁신상을 수상한 뒤 출시 시기만 저울질중이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하반기 들어 상대적으로 열세인 분야에 마케팅을 집중하는 것은 일종의 브랜드 전략에 가깝다”며 “두 회사 관계자들은 공히 ‘삼성은 LCD, LG는 PDP’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