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들이 개발한 로봇 핵심기술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브이쓰리아이·마이크로로봇·마이크로인피니티·하기소닉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존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가격을 크게 낮췄거나 고가의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람 눈 닮은 입체카메라로 미국 방산업체 뚫어=브이쓰리아이(대표 이용범 http://www.v3i.co.kr)는 로봇 핵심기술로 개발한 3D 입체영상 기술을 9월부터 미국 방위산업체에 수출한다. 원자력연구소 출신인 이용범 사장은 방사선 구역 로봇장비의 비전 기술을 상용화한 입체영상 카메라를 개발해 인원 3300명 규모의 군 통신·컴퓨터 장비 관련 미국 방위산업체인 VT시스템스에 수출한다. VT시스템스가 MIT에 의뢰해 진행된 수 개월의 기술 테스트를 당당히 통과한 결과다. 또 미 방산업체인 이매진사에 전투요원 개인이 머리에 쓰는 HMD(Head Mounted Display) 장비의 카메라를 수출키로 했다. 카메라 두 대의 각도를 조절해 입체영상을 찍는 기존의 ‘폭주방식’ 등은 영상의 왜곡이나 촬영거리 제한 등이 문제였다. 이 회사의 ‘렌즈수평이동방식’은 렌즈와 센서가 수평으로 각자 이동하면서 상이 맺히도록 해 문제를 해결했다. 브이쓰리아이는 대당 2200달러 상당의 입체 카메라를 9월 1차로 50대 제공한 뒤 연간 5000대 수준으로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이용범 사장은 “이 기술은 원자력연구소 방사선 구역의 로봇장비 기술로 처음 개발해 상용화했다”며 “방산업체는 물론이고 게임기·PC게임·영화관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수요도 많다”고 밝혔다.
◇초음파 센서 대신 바코드로 해결, 삼성전자 러브콜=청소로봇을 만들어 파는 마이크로로봇(대표 김경근 http://www.microrobot.co.kr)의 핵심기술은 바닥의 투명 바코드를 청소로봇이 읽으며 방안 곳곳을 이동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자율이동을 값비싼 초음파 센서나 복잡한 비전 분석기술 없이 10만원가량의 저렴한 모듈 하나로 해결했다. 이 회사는 특허기술인 투명 바코드 인식 기술 하나만으로 삼성전자의 러브콜을 받아 청소로봇을 함께 개발키로 했다. 대기업과의 경쟁이 심해지는 미래엔 이 특허기술을 활용한 위치인식 전문업체로 변신할 생각도 있다. 김경근 사장은 “특허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으로서 삼성전자 등 대형 가전업체에 핵심기술을 제공하는 기술기업으로 경쟁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센서, 국산화로 주목=마이크로인피니티(대표 정학영 http://www.minfinity.com)가 국산화한 자이로스코프 센서 ‘크루즈코어’는 삼성전자의 청소로봇은 물론이고 GM대우차의 카 내비게이터와 삼성테크윈의 블루 디지털 카메라의 부름을 받았다. 자이로스코프 센서는 물건의 속도·각도 등을 인식하는 센서다. 정학영 사장은 “적용 분야별로 기술사양이 다르지만 센서와 프로세서 핵심기술은 통용된다”며 “로봇 관련 첨단기술은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이 이 같은 첨단기술을 위용한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기소닉(대표 김병극 http://www.hagisonic.com)도 독창적인 기술로 주목받는다. 천장에 작은 장치를 달면 아래의 로봇이 스스로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기술이다. 김병극 사장은 “이 기술은 생산라인에서 제품의 높이나 크기를 일정하게 해주는 등 다양한 수요처로 활용도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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