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PC 주도권은 어디로?…멀티PC vs 신 클라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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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클라이언트냐, 멀티PC냐’

 네트워크PC 시장을 주도하던 신 클라이언트 방식에 대응해 ‘멀티PC’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 멀티PC는 서버를 호스트로 사용하는 신 클라이언트와 달리 PC를 호스트로 고성능 PC 자원을 공유하는 방식. 아직은 멀티PC가 인지도와 점유율 면에서 신 클라이언트 진영에 크게 밀리지만 잇따라 관련 제품이 나오고 굵직한 사이트 구축에 성공하는 등 ‘조용한 반란’을 준비중이다.

 

 ◇멀티PC 제품 수요 ‘탄력’=멀티PC는 데스크톱PC 자원을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출발했다. 기술 개발로 프로세서 성능은 크게 높아지고 네트워크 인프라가 탄탄해지면서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PC의 주된 용도가 인터넷 활용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멀티PC 기술을 이용하면 인텔 ‘펜티엄D’ 프로세서를 기준으로 할 때 한 대의 데스크톱PC로 최대 7대까지 네트워크로 묶을 수 있다.

 멀티PC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싼 구축 비용. 기존 PC자원을 그대로 활용해 신클라이언트에 비해 가격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또 일반PC가 200∼350W 전력을 소모하는 데 비해 5W에 불과한 친환경 제품이다. 호스트PC를 좀더 높은 사양으로 교체해 동일한 네트워크의 모든 사용자 시스템 성능을 높여 교체와 관리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상용 제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엔컴시스의 ‘오피스 스테이션’을 대표 제품으로, 후이즈 ‘PC클론’, 인호텍 등이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장 공략에 나선 엔컴시스는 올해 신규 수요로 3000대를 낙관하고 있다. 우리증권·대한항공·하나로통신 등 대기업에서도 제품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인호텍과 엔컴퓨팅은 국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베트남과 같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손형락 엔컴시스 사장은 “증권 객장·대기업·통신업체 등 주로 기업을 중심으로 제품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느긋한’ 신 클라이언트 진영=신 클라이언트 진영은 멀티PC와 관련해 아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멀티PC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지만 신 클라이언트 제품을 따라 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오히려 전체 네트워크 PC 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신 클라이언트 제품은 멀티PC가 갖지 못한 ‘주특기’를 가지고 있다.

 먼저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이다. 국내는 시장 규모가 전체의 5% 남짓이지만 미국에서는 전체 시장의 20%에 육박할 정도로 신뢰를 얻고 있다.

 응용 분야도 광범위하다. PC뿐 아니라 PDA와 같은 다양한 단말기로 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해 엔터프라이즈 환경 구축에 적합하다. 가격도 멀티PC에 비하면 다소 비싸지만 일반 PC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또 이미 시장에 선보인 지 10년이 넘어 기업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할 수 있다. 기업 중앙 서버와 PC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데이터 유출, 정보 보호와 같은 보안 기능 면에서도 뛰어나다.

 물론 대규모 서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표준화해야 하는 등 국내 상황과 다소 맞지 않은 단점도 있다.

 박치만 와이즈코리아 사장은 “보안과 비용과 같은 문제로 최근 네트워크PC 수요가 크게 늘면서 다양한 기술이 선보이지만 신 클라이언트를 따라올 제품은 없다”며 “신 클라이언트 제품만 올해 국내 PC시장의 5∼6%대에서 내년 10%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