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ET클럽 회원사를 찾아서-엠텍비젼·삼부시스템

◆엠텍비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국내 반도체 회사.’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을 말하는 수식어가 아니다. 99년부터 디지털 이미지 분야를 개척해 온 한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중소기업 ‘엠텍비젼’에 대한 말이다.

 국내에는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외주를 맡기는 형태의 팹리스 산업이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엠텍비젼은 이러한 대한민국 팹리스를 대표하는 업체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 http://www.mtekvision.com)은 휴대폰에서 카메라나 동영상 등 디지털 이미지를 처리하는 프로세서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업체로, 고속 성장을 기록하며 2004년 이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2005년에는 6150만개의 프로세서를 판매해, 카메라 기능을 포함하는 휴대폰 시장의 18% 정도를 점유했으며, 올해에는 1억1000만개를 공급해 22% 가량의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엠텍비젼의 기술력은 상용화된 분야 뿐 아니라 미래 기술에서도 돋보인다. 이 회사가 내세우는 비전은 ‘디지털 이미징 파이어니어’로, 디지털 이미징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사람과 기계와의 인터페이스를 실현하는 제품도 개발 중이다.

 엠텍비젼은 이러한 첫 제품으로 머신비전플랫폼(MVP)을 개발했으며, 이는 아날로그로 표현되는 천연의 영상을 디지털화해 사람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로 가공해 주는 ‘디지털 이미징’ 사업을 확장하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엠텍비젼이 ‘디지털 이미징 파이어니어’의 실체를 증명하는 첫번째 제품으로 개발한 MVP는 가상인식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기기에서 키패드나 터치패드 같은 입력 장치를 없앨 수 있는 제품으로, 단말기가 손가락 동작을 인식해 자동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제품이다. 엠텍비젼은 이 제품을 통해 카메라 프로세서 전문 업체에서 이미지 솔루션 전문 업체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엠텍비젼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낼 수 있는 원동력은 ‘기술 개발’ 중심의 회사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특허가 출원될 때마다 포상금을 지급해 엔지니어들을 격려하기도 하며, 창립기념일에는 특허왕과 특허팀을 선정하는 등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기술에 과감하게 도전하도록 장려한다.

 이러한 특허 문화를 통해 엔지니어들이 지금까지 출원한 특허가 400여건이 되며, 등록 특허만 해도 50건에 달한다.

 특허 문화와 더불어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주며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 문화도 기술 개발에 한 몫을 한다. 대기업 못지 않은 탄탄한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더불어 사는 문화를 추구하는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직원만이 아니라 직원의 가족까지 중요시하며 직장과 가정이 똑같이 중요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엠텍비젼이 바라는 회사의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엠텍비젼 임직원들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새로운 제품들을 상상하며 열정을 갖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엠텍비젼만의 문화다.

◇인터뷰-이성민 사장

“엠텍비젼은 미래 지향적인 기술을 개발,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반도체로 구현함에 있어서는 세상 어느 회사보다도 빠르고 우수하다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성민 사장은 사람이 편리하게 생활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것이 무엇일까 늘 고민한다. MVP는 이런 고민의 한 반영이다. 이것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한 하나의 이유이다.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터전이야 말로 이성민 사장이 꿈꾸는 엠텍비젼의 모습이다.

 이 사장은 “머신비젼의 개념을 토대로 데이터 인식에서부터 프로세서, 디스플레이까지 지원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라며 “인류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미지 영상을 실생활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향후 어떤 제품들이 나올 것인지, 그리고 엠텍비젼은 어떤 제품을 구현해 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엠텍비젼은 지금까지 대한민국 팹리스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해 왔으며, 미래 기술 구현을 통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부시스템

 삼부시스템(대표 유철호 http://www.samboo.co.kr)은 국내 컴퓨터 관련 제품 공급 분야에서는 손꼽히는 ‘마당발’로 꼽힌다.

 미국 현지 컴퓨터 관련 회사와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공급하는 제품만 40여가지가 넘는다. 회사 역사도 길다. 정보(Information)·기술(Technical)·마음(Mind)이 부자가 되자는 ‘삼부’라는 모토로 22년간 정보통신 관련 제품을 취급해왔다. 애플 MAC 호환용 IBM 프린터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업체가 삼부시스템이라고 하면 IT 분야 장수 기업으로서의 숨은 저력을 짐작할 수 있다.

 삼부시스템이 공급하고 있는 제품은 큐로직의 SAN 스위치·HBA, 가상테이프 백업 솔루션인 세파톤의 VTL, 고가용성·고성능 스토리지인 넥산 SATA 및 웜 스토리지, 컴펠런트의 스토리지, 버라리시스템즈의 블레이드 서버, 로그로직의 통합로그데이터분석 관리시스템 등이다.

 웬만큼 인지도 있는 컴퓨터 제품의 국내 공급권을 삼부시스템이 갖고 있는 것. SAN 관련 파일 공유 시스템, 고가용성 미들웨어, 통신용 ATCA&cPCI, PCI카드, 통신 우주항공 군용 반도체 등 산업용 스토리지 등도 취급한다.

 이중에서도 가상테이프 백업 솔루션인 세파톤 VTL은 최대 용량 1페타바이트까지 확장 가능하고 시간당 8.6테라바이트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속도의 백업 솔루션으로 국내에서도 기업은행·삼성SDS 등 총 600테라바이트 규모 이상 설치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삼부시스템이 세파톤 VTL 공급권을 확보한 뒤 HP도 이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전세계에 공급키로 해 삼부시스템이 공급하는 제품의 품질 수준을 역으로 입증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삼부시스템은 이 제품의 아시아 판권을 모두 갖고 있어 호주에도 최근 제품을 공급했다.

 또 버라리시스템즈의 블레이드 서버의 경우, 특수 냉각 방식으로 경쟁사 제품보다 최고 40% 이상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어 전력 사용이 엄격한 국내 유명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인 하나로 서초 IDC의 제품 설치 기준을 통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삼부시스템은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버라리시스템즈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기존 버라리시스템즈의 블레이드 서버를 국내 IDC 환경에 맞는 15A 블레이드 서버로 만들어 출시했다.

 삼부시스템은 이같은 양질의 제품을 국내 공급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전세계 IT 업체와의 20년 넘는 탄탄한 네트워크가 주효했다고 말한다. 어떤 제품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이고 취급하는 제품의 실제 기술력이 얼마나 되는지 이 네트워크를 통해 이중삼중 점검한다는 것.

 이 때문에 삼부시스템 직원들은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원하든지 한발 앞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고 소비자의 선택의 폭도 크다는 점에서 자부심도 크다.

 그렇다고 삼부시스템의 역할이 좋은 제품을 ‘소싱’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삼부시스템은 지난해 7월 삼부시스템 기술연구소를 설립, 휴대형&데스크톱 데이터 수집 장비·자동화 시스템·산업용 설비 및 소음진동 시스템·SAN 및 통신 부속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삼부시스템은 해외 업체와 제품 공동 개발에도 ‘승부수’를 던졌다. 구체적인 제품 내용과 사양은 밝히지 않았으나, 5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까지 성장할 수 있는 아이템을 미국 모 회사와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삼부시스템은 현재 공동 개발 중인 제품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뒤 3년 이내에 코스닥 상장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유철호 사장

 “삼부시스템이 발빠르게 품질 좋은 제품만 골라 국내 공급할 수 있는 비결을 뭐냐고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비결은 20년 이상 국내외 업계에서 쌓아온 IT 인맥입니다.”

 유철호 삼부시스템 사장은 제품을 들여올 때 고집스러운 검증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30여명 정도 수준 높은 엔지니어와 교류하고 있는 데 그중에는 제품에 대해 신랄하게 분석해 주는 사람도 있고 좋은 제품을 소개해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컴퓨터 제품 공급에 관한 제 나름대로의 원칙이라면,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에 때가 너무 이른 신제품을 공급하지 말 것.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한 자문 그룹을 통해 이중삼중의 검증을 받을 것 두가지입니다.”

 롯데기공 기획부 출신으로 컴퓨터에는 문외한이었던 유 사장은 20여년 전부터 IT 업계에 몸담으면서 엔지니어 중심의 자문그룹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컴퓨터 제품 공급이라는 유통 비즈니스 모델도 완전히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만 소싱하려는 1세대적인 접근 방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해외 업체와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해 지역별로 판권을 나누는 적극적인 유통 방식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올해 거의 매월 미국에 출장을 가고 있는 것도 삼부시스템이 미국 업체와 공동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정지 작업입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